서울시 친환경 무상급식 식단 공개

곽노현 “의무교육기간에 의무급식 너무나 당연하고 바람직”

2011-02-16     한승진 기자
[매일일보] 곽노현(56) 서울시교육감의 핵심 정책 중 하나인 '친환경 무상급식' 식단이 학교 현장에 공개됐다.

시교육청은 3월 새 학기를 앞두고 16일 오전 11시30분 용산구 원효초등학교에서 친환경 무상급식 시연회를 개최했다.

곽 교육감은 "의무교육 기간에 의무급식을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바람직하다"며 "특히 올해부터 실시되는 친환경 무상급식은 교육 복지에서의 역사적 전환점"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친환경 무상급식은 아이들의 자존감과 건강을 위한 국가적 투자이자 농업 회생을 위한 최선의 경로"라며 "더이상 무상급식의 의미와 가치는 논할 필요가 없다"고 못박았다.

또 "얼굴 있는 급식을 통해 전국의 농촌을 살리고 아이들은 건강한 음식을 접할 수 있다"며 "우리 아이들은 거칠지만 살아있는 음식의 맛과 가치를 알아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원효초에 제시된 식단은 비빔밥, 약고추장, 들깨미역국, 너비아니, 백김치, 친환경사과, 우유로 구성된 2218원짜리와 발아현미밥, 냉이된장국, 삼치매실청구이, 구절판, 배추김치, 호박설기, 우유로 구성된 2222원짜리(사진) 등 두 가지였다.

조은주(51·여) 영양교사는 "기존에는 전통 음식을 연 1회 제공했지만 월 1회로 확대 운영하고 떡과 한과 등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농산물도 무농약으로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조 교사는 "가격 조절의 경우 예를 들어 최근 육류 가격이 폭등했는데 육류 비중을 50g에서 40g으로 줄이고 대신 식물성 단백질인 두부나 콩나물로 대체 연구 개발하면 된다"며 "식자재 값이 올라도 그에 대비해 식단을 짜고 있어서 급식은 별 걱정 없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무상급식으로 전환되면서 급식 질이 저하될 수도 있다는 우려감을 감추지 못했다.

원효초 2학년 딸을 둔 지모씨(42)는 "아무래도 무상급식이다보니 질이 떨어지지 않을까 가장 걱정된다"고 우려했으며 3학년 자녀를 둔 윤모씨(41) 역시 "물가 상승을 생각하면 급식 질이 떨어질 수도 있지 않나"며 "그런 부분을 생각하면 기존처럼 돈을 내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곽노현 교육감은 "어차피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 급식 단가는 오를 수밖에 없다. 이것이 학부모 경비 부담인지 공공 부담인지의 차이"라며 "공공이 부담했다는 이유로 문제가 더 커지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계약 직거래를 통해 가격 합리화를 도모할 경우 오히려 농산물 가격이 왔다 갔다 하는 것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며 "최소한 친환경 쌀을 사용한다는 것 자체는 분명한 발전"이라고 평가했다.

강원 홍천 생산자연합회 연익흠(64) 회장은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 업체를 두면 생산자도 손해고 소비자도 손해였는데 이렇게 소비자와 직거래를 하면 농민들도 의욕이 생기고 안정적인 공급이 이뤄질 것"이라며 "5~6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물류센터 등 시설들도 완벽 구비해 놨다"고 자신했다.

농부 최원국씨(58)는 "우렁이 농법을 이용해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쌀 재배를 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유기농 재료를 제공할 것"이라며 "그동안에는 홍천 지역 내 몇몇 학교에만 식재료를 제공했지만 이제는 서울 쪽에도 제공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며 기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