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규제 강화] 강남·여의도, 몸값 천정부지…노원·양천, 사업추진 위기

은마 아파트 101.5㎡ 1년 새 24% 올라
목동 집값 최대 3억원 하락한 곳도 나와

2018-01-22     이아량 기자
[매일일보 이아량 기자] 정부가 재건축 연한 연장을 재검토하기로 하면서 40년 이상의 재건축 단지와 30년이 임박한 단지 간의 편차가 나타나고 있다.강남과 여의도 등 준공 40년이 넘은 아파트들이 많은 지역은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반면 준공 30년을 앞두고 단지들이 많은 노원·양천구 등에서는 사업 추진 일정이 불투명해진 것.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강남과 강남구와 여의도에서 40년이 넘은 단지들은 정부의 연한 연장 방침과 상관없이 희소성을 지녀 집값이 지금보다 더 오를 가능성까지 기대하고 있다.40년이 넘은 대표적인 단지로 여의도 시범(1584가구)은 1971년에 준공됐으며 압구정동 현대 1~3차(1572가구), 한양 1차(936가구)는 1976~1977년에 준공됐다. 또 대치동 은마아파트(4424가구)의 경우 1979년에 지어져 40년 연한에 가깝다.시범아파트 60.9㎡는 현재 시세(KB부동산, 1월 19일 기준)가 지난해 1월보다 11.39% 오른 7억9000만원에, 은마아파트 101.5㎡의 경우 1년 전보다 24.83% 오른 14억9250만원에 매매가가 형성돼 있다.해당 단지 소유주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재건축 연한이 연장되면 서울 내 신규 아파트 공급이 지금보다 줄어들게 돼 이들 아파트 단지의 가치가 더욱 올라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중개업자는 “재건축 연한이 연장되면 안전진단을 이미 통과한 아파트의 가치가 급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 지역 아파트 소유주들은 집값이 향후에도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매도 가격 역시 더 올리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반면 연한이 30년에 가까운 노원구와 양천구에서는 재건축사업 추진 위기에 봉착했다.특히 노원구는 3년 내 준공 30년 차에 접어드는 단지가 37곳, 4만9147가구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1988년이 지어진 노원구 상계주공이 2만4281가구, 보람(3315가구), 장미(1990년 입주, 1880가구), 벽산(1989년 입주, 1590가구) 등이 있다.양천구의 경우 목동신시가지(7·11·12단지) 5025가구, 신월시영 2256가구가 1988년에 지어져 30년 차에 접어든다.정부가 재건축 연한을 30년이 아닌 40년으로 연장할 경우 강남권이 아닌 오히려 노원과 양천구와 같이 비강남권에 있는 단지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더 크다.정부가 연한 40년 확대 외에도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안전진단 강화, 초과이익환수제 등 4중으로 규제함에 따라 재건축 단지에서는 사업 추진 속도가 더욱 떨어지게 된다.실제 해당 지역 주민들은 집값 하락에 대해 불안감을 표하고 있다. 양천구 목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지난해 30년 연한을 채운 목동 아파트 단지들은 집값 상승이 반영되며 분위기가 고조됐으나 정부가 재건축 연한 연장 가능성을 내비친 후 집값이 최대 3억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에 동요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또 재건축 시기가 10년 넘게 늦춰질 경우 사업 추진 속도도 느려지게 돼 집값 하락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업계 관계자는 “재건축 연한 30년이 가까워진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 시영아파트 등에서는 가격이 올랐으나 상계 주공아파트 등 비강남권 단지들은 8·2대책 이후 가격이 오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이어 “강남 집값 상승을 겨냥한 재건축 연한 강화가 오히려 준공 40년 된 강남지역 단지들의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비강남권의 재건축 사업 속도를 늦추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