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규제 강화] 규제 본격화되면 공급부족 어쩌나?

중·저층 즐비한 노원구 등 추가 공급 막혀…“집값 상승 부추겨”

2019-01-22     이정윤 기자
[매일일보 이정윤 기자] 연이은 규제와 단속에도 강남 집값이 거침없이 오르는 중이다. 2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5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0.57% 상승한 전주보다는 소폭 둔화된 모양새다. 하지만 강남 아파트값 상승을 막기 위해 정부가 대대적인 투기단속과 세무조사를 발표했음에도 상승세가 유지되는 분위기다.상황이 이러자 정부는 재건축 연한 연장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러나 오히려 공급 부족을 더욱 심화시켜 집값 상승세를 더욱 부추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현재 재건축 연한은 30년이다. 지난 2014년 기존에 40년이었던 재건축 연한이 부동산 활성화를 위해 30년으로 단축된 바 있다. 관련 업계는 4년 만에 다시 40년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이처럼 정부의 재건축 연한 압박이 시작되자 일각에서는 서울 지역의 공급부족 현상이 극심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서울은 주택 수급불균형이 심각한 지역 중 하나다. 서울의 연간 아파트 분양물량(일반가구)은 △2015년 1만5096가구 △2016년 1만5963가구 △2017년 1만8851가구다. 올해는 1만9308가구로 4년간 4212가구 증가하는 데 그쳤다.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서울의 주택보급률은 96%, 오피스텔을 포함하더라도 104.5%에 불과하다”며 “적정 주택보급률인 105~110%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신규 분양 감소는 집값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기준 재건축 연한을 코앞에 둔 준공 20년 이상, 30년 미만인 아파트는 1249개 단지, 총 42만7983가구다. 이번 정부의 결정에 따라 재건축 연한이 40년으로 늘어나면 직격탄을 맞게 되는 곳들이다. 하지만 정부의 표적이 된 강남4구 중 이에 해당되는 아파트는 14.9%에 불과하다.만약 예상대로 재건축 연한이 늘어날 경우 강남을 저격한 정부의 의도와는 달리 목동과 비강남 지역들이 압박을 받을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노원구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들은 중·저층이 많아 재건축을 할 경우 탁월한 신규 주택공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주목돼 왔다.실제로 재건축 연한 30년을 채운 상계주공5단지의 경우 5층이 최고층인 저층 아파트로 용적률이 90% 안팎에 불과하다.업계 한 관계자는 “재건축 연한을 연장하겠다는 것은 4년 만에 이미 바뀐 규제를 다시 번복하는 셈”이라며 “일관되지 못한 정책은 집값 안정화에 도움이 되지 못 한다”고 말했다.이어 “현재 상황으로 봤을 때 강남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 의도와는 달리 오히려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며 “서울은 가용택지가 많지 않아 재건축이 거의 유일한 공급 확대 방안인데 이마저도 차단되면 수급불균형 현상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