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타깃, 다주택자에 고가 1주택자까지

김동연 “고가 1주택자도 보유세 인상 검토”
“내고말지” 버티기…“거래세 낮춰야” 지적

2019-01-23     이정윤 기자
[매일일보 이정윤 기자] 대통령 직속 조세·재정개혁특별위원회 구성이 마무리되는 가운데 보유세 인상안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23일 업계에 따르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다주택자뿐만 아니라 고가의 1주택 보유자도 보유세 인상 검토 대상이라고 언급했다.김 부총리는 “주택 3채를 보유한 사람의 재산가액을 다 합친 것보다 더 큰 1주택을 보유한 사람은 어떻게 할 것이냐의 문제도 있다”며 “보유세 개편은 형평성에 맞게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최근 ‘똘똘한 한 채’ 열풍이 불고 있는 강남 부동산 시장에서 다주택자만을 정조준한 보유세 인상은 크게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또 김 부총리는 공정시장가액 비율이나 주택 공시가격 등을 조정하는 방법으로 보유세 인상이 이뤄지진 않을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다.보유세 인상안은 각종 규제와 양도세 중과에도 다주택자들이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시장이 크게 동요하지 않자 정부가 마지막으로 꺼내든 카드다. 하지만  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시장은 수요억제책에 대한 내성이 생겨 추가 규제가 적용된다 해도 크게 달라질 건 없다”며 “앞으로 집값이 하락하거나 보합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급격하게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보유세 인상은 거래를 하지 않고 집을 들고 있는 것만으로도 조세부담이 무거워지기 때문에 어느 정도 집값 안정화에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이 가운데 보유세를 인상할 경우 거래세를 낮춰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대비 보유세는 낮지만 거래세는 크게 웃도는 수준이기 때문이다.문재인 정부는 취임 전부터 0.7%~0.8% 수준인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유세 비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까지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하지만 업계에서는 보유세를 인상할 시에 양도소득세 등 거래세를 낮춰야 형평성에 맞는다고 지적한다. 기존 거래세 수준에서 보유세만 올릴 경우 조세부담이 세입자에게 돌아가고, 결국 부동산 거래가 냉각될 것이란 게 그 이유다.2016년 기준 우리나라의 GDP 대비 개인양도세 비율은 0.8%로 OECD 평균인 0.1%를 크게 상회한다.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값 상승률에 대한 기대감이 높기 때문에 파격적인 보유세 인상이 있기 전까진 보유세를 내며 버티기에 들어가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며 “오히려 정부는 강남 집값 잡으려다 지방 부동산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한편 오는 4월 1일부터 적용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에 대해서는 오히려 거래 급감에 따른 공급 감소로 현재보다 집값이 더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