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단위 학교 비정규 노조 출범
지난 19일 전국 초․중․고등학교의 비정규직 노동자 300여명은 고려대학교 인문대 대강당에서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창립선포대회를 갖고 “학교 노동자가 단결해 학교민주화를 쟁취하자”고 결의했다.
이번 선포대회는 지난해 10월 전남지역을 시작으로 광주, 경기 등 광역 단위를 중심으로 결집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전국 단일 노조를 결성해 조직적 동력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날 노조는 선포대회에서 △공무원과 맞춤형복지 동일 적용 △호봉제 및 이전학교경력 포함 근속인정 △교육감 직계약 △전직종 365일제 및 정규직 기능직 공무원화 등을 노조의 향후과제로 제시했다.
초대 노조위원장으로 추대된 박금자 위원장은 “학교현장에서 유령과 같이 있는 듯 없는 듯 살아온 지난날의 무기력함을 떨쳐 버리고, 당당한 학교의 구성원으로, 자랑스런 민주노총 조합원으로, 학교 현장 민주화와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전국학비노조가 출범한다”고 선언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우리는 이제 정말 우리를 짓누르고 있는 학교 비정규직이라는 굴레를 벗어버리고 우리가 우리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 나갈 것이며 자존감 있는 노동자로 우뚝 서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며 노조의 창립 이유를 밝혔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의 상위노조인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도 이날 대회에 참석해 학비노조의 정규직화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여러분들은 오늘 우리와 동지가 됐다”며 “동지는 ‘또 다른 나’라고 생각한다. 여러분이 민주노총이고, 제가 여러분들과 같은 길을 가게 되어 행복하다”고 심정을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우리가 말하는 건 비정규직 없는 세상, 최저임금 현실화, 이 두 가지”라며 “특히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첫 번째는 비정규직 없는 학교를 만드는 것으로 곧 민주노총이 학비노조와 함께 가야 하는 이유를 말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이날 대회에는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도 참석했다. 이 대표는 “누가 먼저 대세를 잡아가느냐가 목표달성의 방향과 속도를 결정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비정규직 철폐를 대세로 만들어야 한다. 이 대세를 바로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 스스로가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또 “우리 학교 비정규직 노조가 만들어 나가려고 하는 학교에서의 평등, 따뜻한 학교공동체에 대해 시민들, 엄마들이 내 일처럼 나서서 지지해 줄 것으로 믿는다”며 “민노당도 각 지역에서 함께 학교 비정규직노조와 진보교육감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겠다”고 다짐했다.
노조는 앞으로 3개월간 지역별로 흩어져있는 조리사․영양사 등 비정규 노동자들을 모아 조직을 정비한 후, 오는 6월 정식 노조로 출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