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원전 수출 적극 지원한다더니”…불안감만 키우는 정부

정부 개설 사이트서 원전 안전 관련 공포 조장…원전 수출 생각 있나

2019-01-30     변효선 기자
[매일일보 변효선 기자] 정부의 지나친 탈(脫)원전 정책 홍보가 도마 위에 올랐다. 대한민국 에너지전환정보센터에 게재돼 있는 게시물들이 문제가 됐다. 원전에 대해 일방적이고도 지나치게 불안감을 조성하는 자료들이 난무함에 따라 자칫 원전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30일 정부 및 원전업계에 따르면 ‘대한민국 에너지전환정보센터’ 지난해 9월 산업통상자원부가 에너지전환 정책에 대한 올바른 정보제공을 통해 국민들의 이해도를 제고하고자 개설한 별도의 전용 홈페이지다.그러나 최근 해당 사이트는 원전에 대한 지나친 불안감 조성으로 오히려 비판을 사고 있다. 해당 사이트를 들어가 보면 이 같은 게시물들을 다수 확인해볼 수 있었다.‘왜 에너지 전환인가’ 게시판에 올라와 있는 ‘환경 다이어리(환경부)’는 웹툰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 아기자기한 그림체로 만들어졌지만, 내용은 사실상 에너지 전환 정책 홍보를 위해 원전에 대한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었다.해당 게시물의 여성 캐릭터는 “국제기구에서 인턴으로 활동할 때 체르노빌 원전사고 당시 크게 피해를 입었던 ‘벨라루스’라는 나라에 자원봉사를 갔었다”며 “그 지역 병원에 있는 피해자들을 만났는데 참담한 상황을 직접 보니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이어 남자 캐릭터는 “방사능 피폭으로 영문도 모른 채 태어나면서부터 질병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 아이들이 너무 안됐다”며 “그래서 원전 보다는 좀 더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한다.
같은 게시판의 또 다른 게시물인 카드뉴스 형식의 ‘에너지전환 하지 않은 우리의 미래는?(산업부)’은 “그동안 전 세계 611기 원전에서 큰 사고가 3번 났다”며 △미국의 쓰리마일 원전 사고(2조원 피해) △구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265조원 피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220조원 피해)를 사례로 들었다.3가지 사례는 미국, 구 소련, 일본 순으로 오른쪽 방향의 화살표 표시가 이어졌다. 원전 사고가 일어난 시기에 맞춰 순차적으로 나열해 놓은 것이다. 그리고 일본의 후쿠시마 사고 뒤에 또 다시 화살표 표시와 함께 퀘스천 마크를 그려 놓았다. 또 다시 원전으로 인해 대형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 것으로 풀이된다.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정부의 이 같은 행보가 원전 수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자국의 정부에서 위험성을 홍보하는 원전을 타국에서 수입하려 하겠냐는 논리다.‘원전 수출을 적극 지원하겠다’던 정부가 국내 ‘에너지전환정책’ 홍보를 위해 원전에 대한 지나친 공포감을 조성, 논란을 자처한 셈이다.앞서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지난 10월 열린 ‘원전수출전략협의회’에서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원전 수출을 적극 지원하는 것은 정부의 당연한 책무”라며 “정부가 들어와서 초지일관 원전수출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해온 바와 같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