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금 명인 황병기 별세…향년 82세

2019-01-31     이아량 기자
‘가야금 명인’ 황병기 선생이 31일 오전 3시 15분께 별세했다. 향년 82세.지난해 12월 뇌졸중 치료를 받은 고인은 합병증으로 폐렴을 앓다가 별세했다고 유족은 전했다.1936년 서울에서 태어난 황 선생은 창작 가야금 음악의 창시자이자 독보적 존재로 현대 국악 영역을 넓힌 거장으로 꼽힌다.그는 1951년 부산 피란 시설 가야금을 처음 접한 후  국립국악원에서 김영윤과 김윤덕에게 가야금 정악과 산조를 두루 배웠고 심상건과 김병호 등에게도 가야금을 배웠다.   경기고 재학생 시절 그는 전국 국악 콩쿠르에서 최우수상을 받았을 정도로 두각을 드러냈지만 대학은 서울대 법학과에 입학했다.대학을 졸업한 뒤 서울대에 국악과가 개설돼 학생들을 가르쳤고 1974년부터 2001년까지는 이화여대 한국음악과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1985년에는 미국 하버드대에서 객원 교수로 강의도 했다.고인은 교육 활동뿐만 아니라 연주 활동도 활발하게 펼쳤다.1964년 국립국악원의 첫 해외 공연이었던 일본 공연에서 가야금 독주자로 참가했고 1986년 뉴욕의 카네기 홀에서 가야금 독주회를 열었다. 1990년에는 평양에서 가야금을 연주했다.대표작으로는 ‘침향무’, ‘비단길’, ‘춘설’, ‘밤의 소리’ 등이 있다. SBS드라마 ‘여인천하’(2001)에서 사용된 가야금 독주곡 ‘정난정’을 작곡했다.또 고인은 현대무용가 홍신자, 첼리스트 장한나, 작곡가 윤이상, 미디어아티스트 백남준 등 다양한 장르 및 세대의 예술가들과 활발히 교류했다.그는 2004년 호암상, 2006년 대한민국 예술원상, 2008년 일맥문화대상, 2010년 후쿠오카 아시아 문화상을 수상했으며 2003년에는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소설가인 한말숙 씨와의 사이에 2남2녀를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