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영 코레일 사장 무책임 발언 역풍

잇따라 발생한 KTX 사고에 “사고는 무슨…사람이 다쳤습니까?” 발언 논란

2012-02-28     송병승 기자
[매일일보=송병승기자] 2월 한 달동안 4차례나 발생한 KTX 사고와 관련해 코레일 허준영 사장의 무책임한 발언에 대한 국민들과 야권의 비판이 거세다.

허 사장은 최근 들어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KTX 사고와 관련해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사고는 무슨…. 사람이 다쳤습니까? 좀 이상신호가 들어오니까 그걸 점검하고 다시 출발한 건데 그걸 가지고 무슨 큰일 난 것 같이…. 어디까지나 작은 고장인데…”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비행기 같은 것도 출발 전에 약간의 이상이 있으면 지연 출발하는 게 비일비재하잖아요…. 자꾸 불안감 조성하고… 잘못하면 진짜 큰 사고를 불러올 수 있다니까…”라고 말했다.

허 사장의 이런 무책임한 발언이 전해지자 누리꾼들과 야권은 한 목소리로 허 사장의 안일한 발언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철도노조 홈페이지에서 “부끄럽습니다. 국민의 정서를 무시하는 참으로 무책임한 발언입니다”라며 허 사장의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했다.

진보신당은 이번 허 사장의 발언에 대해 “코레일 사장으로서의 기본 자질을 의심케 하는 발언”이라면서 “2005년 경찰청장으로 있을때는 농민대회 폭력진압으로 전용철, 홍덕표 님을 사망케 하고 코레일 사장이 돼서는 철도노조 죽이기에 나서더니 이제는 국민 목숨까지 우습게 보고있다”고 꼬집었다.

민주노동당 역시 “허준영 사장의 무책임과 뻔뻔함이 지나쳐도 너무 지나치다”면서 “KTX 사고, 별일 아니라는 허준영 코레일 사장은 물러나야 한다”고 규탄했다.

또한 “국민의 생명도, 노동자의 생명도 하찮게 보는 허준영 사장은, ‘국민의 발’과 다름없는 코레일이 사장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발언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허 사장은 28일 오전 정부 대전청사 기자실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최근 KTX의 잇따른 사고 및 장애발생에 대해 사과하고 보다 더 안전한 KTX가 될 수 있도록 각오를 새롭게 다져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허 사장의 사과 발언 중 “광명 탈선사고는 직원의 잘못으로 인한 인재로 생각하며 이에 대해서는 입이 열이라도 할 말이 없다”라며 모든 책임을 직원의 잘못으로 돌리려 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진보신당 강상구 대변인은 “정확히 말해 최근의 잦은 사고를 초래한 장본인은 허 사장 본인이다. 무분별한 인력감축과 민간위탁이 사고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은 꾸준히 제기되어온 문제”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레일 전체 인력의 15%인 5천여 명을 감축하고 유지보수 업무를 외주업체에 넘긴 장본인이 허 사장이 사과를 한답시고 직원 잘못을 거론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강 대변인은 “허사장이 진심으로 사과를 하겠다면 다시는 유사한 사고가 나지 않도록 하는 근본적인 대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며 “만약 근본대책 제시 없이 진원 핑계 대는 사과 시늉으로 이번 일을 넘기겠다는 생각이면 차라리 옷을 벗는게 좋겠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