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설 경영자금 ‘곤란’… 자금 수요 850만원↑
‘도매·소매업’ 설 자금 부족률 48.5%로 ‘최대치’… 최저임금 인상 요인
2019-02-05 나기호 기자
[매일일보 나기호 기자] 중소기업 10곳 중 5곳은 설 자금사정이 곤란한 것으로 나타났다.5일 중소기업중앙회가 1056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8년 중소기업 설 자금 수요조사’ 결과, 중소기업 10곳 중 5곳(47.8%)은 자금사정이 곤란한 것으로 조사됐다.자금사정 원인으로는 내수부진으로 인한 ‘매출감소’가 56.9%로 가장 많았다. 이어 ‘판매대금 회수지연’(35.6%), ‘원자재 가격 상승’(31.6%)이 뒤를 이었다.특히 ‘원자재 가격상승’으로 자금애로를 겪는 기업 비중이 지난해 24.7%에서 6.9%포인트 크게 증가해 원자재 가격 상승 추이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대책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중소기업이 설 명절에 필요한 자금은 평균 2억3190만원으로 지난해 2억2340만원보다 증가했다. 이 중 부족한 금액은 5710만원으로 필요자금 대비 부족률은 24.6%로 나타났다.설 자금 수요는 전년 대비 850만원 증가했으나, 부족률은 8.1%포인트 감소해 중소기업의 설 자금사정은 전년대비 다소 개선됐다.반면, ‘도매 및 소매업’의 설 자금 부족률은 48.5%로 지난해 39.9% 대비 8.6%포인트 크게 증가했다. 매출감소와 최근 최저임금 인상 요인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부족한 설 자금 확보를 위해 ‘납품대금 조기회수’(28.4%), ‘결제연기’(28%)를 계획하고 있는 중소기업 비중이 높아, 자금부족이 거래기업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또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 중소기업도 15.7%에 달해 금융기관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한편,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 여건이 ‘곤란’하다는 응답은 36.6%로 지난해 37.1%에 비해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 시 애로사항으로는 ‘매출액 등 재무제표 위주의 대출관행’(33.6%), ‘신규대출 기피’(29.5%), ‘고금리’(27.2%) 등을 꼽았다.자금사정 곤란원인 1위(56.9%)가 ‘매출감소’로 나타난 상황에서, 중소기업은 금융기관 및 보증기관의 ‘매출액 등 재무제표 위주의 대출관행’으로 인해 자금사정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올해 설 상여금 지급과 관련해서 ‘지급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업체는 56.1%로 전년(59.8%) 대비 3.7%포인트 감소했다. 이어 ‘지급계획이 없다’ 또는 ‘결정하지 못했다’고 응답한 업체는 28.5%로 전년(26.5%) 대비 2.0%포인트 증가했다. 지급계획이 있는 중소기업은 1인당 평균 72만9000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전년(72만8000원) 비해 큰 차이는 없었다.서재윤 중기중앙회 정책총괄실장은 “중소기업의 설 자금 사정이 다소 나아졌지만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 원자재가 상승 등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증가로 인해 설 상여금을 지급하는 업체는 지난해보다 감소하는 등 중소기업 체감경기는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중소기업의 금융기관을 통한 대출여건이 여전히 어렵고, 3월 이후 미국 금리인상으로 대출금리가 동반 상승할 경우 중소기업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 된다”며 “금융기관이 중소기업에 대한 급격한 여신축소나 대출금리 인상보다는 어려운 때일수록 전향적인 태도로 중소기업 자금 지원정책을 마련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