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카드, 카드대란 이후 8년만에 복귀...경쟁심화 예고

2012-03-02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KB국민카드라는 거대 공룡이 분사를 선언하면서 카드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출범과 동시에 시장점유율 2위로 등극할 KB국민카드로 인해 업계 선두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KB국민카드는 2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내수동 사옥에서 설립식을 갖고 국민은행 내 카드사업 부문에서 전업카드사로 출범했음을 선포했다. 카드사태 여파로 지난 2003년 9월 KB국민은행에 흡수된지 8년만이다.

KB국민카드는 국민은행 카드사업 부문이었던 지난해 말 기준으로도 자산 12조4000억원, 카드 이용실적 65조원에 가맹점 수 211만여개로 전체 카드업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기의 KB국민카드 사장은 이날 설립 기념식에서 "전업계 카드사들이 자동차나 가전회사 등과 제휴한 포인트 선할인 제도로 캡티브 시장을 공략했듯 (KB국민카드는) 대출상품에 대한 원금선할인 제도인 '금융세이브 서비스'를 통해 상실된 시장지위를 회복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 사장은 "모바일카드 등 카드와 통신이 결합한 서비스 모델을 다각화하는 한편 금융지주 차원의 다른 업종 업무제휴에도 참여해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고객 가치 창출은 단편적인 마케팅 판촉이나 상품서비스만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프로세스와 마케팅 채널 등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도 고객 지향으로 혁신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 회사가 전업카드사로 탈바꿈하면서 업계 판도가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사들은 KB국민카드 출범과 함께 치열해 질 경쟁에 대비하느라 분주하다. 이에 대해 업계 일부에서는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과도한 경쟁으로 '제2의 카드사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로 현대카드, 삼성카드, 하나SK 등 5개 전업계 카드사들은 올들어 총 1조29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KB국민카드 등의 공격적 행보를 대비해 '실탄'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카드는 신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부서장장급 이상은 거의 매일 전략회의를 열고 있다.

삼성카드도 KB국민카드 출범을 앞두고 대응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다양한 내부 기획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근 금융감독원은 카드사들의 출혈 경쟁에 대비, 카드론 대손충당금을 2배나 더 쌓게 하거나 과다한 포인트 영업비용을 제한하는 등의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KB국민카드의 분사가 카드업계의 과열경쟁을 부추기는 계기가 되지 않도록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