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 보물 지정 예고
2019-02-08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문화재청은 8일 열린 제1차 문화재위원회 동산문화재분과 회의에서 청와대 경내에 있는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慶州 方形的臺座 石造如來坐像)’의 학술적․예술적 가치 등을 검토해 보물로 지정 예고하기로 했다.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은 현재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24호(1974.1.15. 지정)로 지정돼 있다.불상은 부처의 머리(불두, 佛頭)와 몸체가 온전한 통일신라 불교조각의 중요한 사례로 관심을 받아왔으나, 청와대라는 지역적 특성 때문에 접근성이 떨어져 그동안 본격적인 조사연구가 어려웠다. 이번 보물 지정 예고가 그동안 미진했던 해당 불상에 대한 문화재적 가치를 규명하고 제도적으로 보호‧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9세기경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석조여래좌상은 중대석과 하대석이 손실되었지만 다른 부분은 큰 손상 없이 온전하게 보존돼 있다. 편단우견(偏袒右肩)을 걸친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의 모습으로 석굴암 본존상을 계승한 형태이며, 당당하고 균형 잡힌 신체적 특징과 조각적인 양감이 풍부해 통일신라 불상조각의 위상을 한층 높여주는 작품이다. 특히, 사각형 대좌는 동시기 불상 중에는 사례가 거의 없어 독창적인 면모가 돋보인다는 평가이다.편단우견(偏袒右肩)은 한쪽 어깨 위에 법의(法依)를 걸치고 다른 쪽 어깨는 드러낸 모습을 말한다.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은 왼손을 무릎 위에 얹고 오른 손가락으로 땅을 가리키는 손 모양으로, 석가모니가 수행을 방해하는 모든 악귀를 항복시키고 깨달음에 이른 경지를 상징한다.이 불상은 1913년 경 경주에서 반출돼 당시 서울 남산 왜성대(倭城臺)에 있는 총독 관저에 놓였다가 1939년 총독 관저가 경무대(청와대 이전 명칭)로 이전하면서 함께 옮겨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번 지정검토를 하면서 시행한 과학조사에서도 석조여래좌상의 석재가 남산과 경주 이거사지(移車寺地) 등에 분포한 경주지역 암질로 구성됐음이 확인됐다. 다만, 조사 결과 구체적인 장소를 특정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앞으로 복원과 원위치 확인을 위한 더 심도 있는 조사연구가 요구된다.왜성대(倭城臺)는 임진왜란 때 왜군들이 주둔한 데서 유래한 마을로 현재 남산에는 터만 남아있다. 경주 이거사지(移車寺地)는 경주시 도지동에 있는 신라 시대 절터로, 성덕왕릉의 원찰(願刹)로 알려져 있다.문화재청은 이번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 예고된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에 대해 30일간 관보에 공고하여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