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LG가 3세인 구본현 전 엑사이엔씨 전 대표의 주가조작 및 횡령 혐의와 관련한 사법처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이중희 부장)는 코스닥 상장사의 주가를 조작해 100여억의시세차익을 얻고 550억원에 달하는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엑사이엔씨의 전 대표 구씨를 최근 2차례 소환조사했다고 7일 밝혔다.
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는 지난해 5월4일 엑사이엔씨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한 바 있다. 압수수색으로부터 장장 9개월여가 지나고서야 사법처리 수순이 시작된 것.
구씨는 지난 2007년 신소재업체 N사를 인수하면서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시세조종을 하는 방식으로 주가를 조작해 100억원의 시세차익을 얻고, 차명계좌를 통해 직원들 명의로 자금을 대여 받는 것처럼 꾸며 회사 자금 수백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우회 상장하는 과정에서 내부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를 통해 100억여원의 이익을 챙긴 정황을 포착해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의하면 구씨는 주가 조작을 위한 자금을 동원하기 위해 차명주식계좌를 통한 ‘스탁론’을 사용했다.
‘스탁론’이란 본인자금보다 최대 4배(원금+대출금)까지 투자할 수 있도록 투자자금을 대출해주는 상품으로 증권사의 계좌를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투자자금을 지원하는 상품이다.
주식에서의 ‘신용거래’가 증권사 계좌를 통해 이뤄지는 것과 달리 ‘스탁론’은 저축은행, 캐피탈사 등 제2금융권을 통해 자금이 조달되기 때문에 증권사 입장에서는 해당 자금의 성격에 대해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맹점이 있다.
반면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주식을 담보로 대출해주기 때문에 원금손실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최소화하면서 이자수익을 챙길 수 있고, 사채업자 입장에서는 자기자본 없이 중간에서 마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주가조작에 종종 사용되는 금융기법이라고 한다.
검찰에 따르면 사채업자는 구씨로부터 전달받은 주가조작용 종잣돈을 이용해 차명 주식계좌를 개설한 후 이를 담보로 저축은행에서 원금의 3배 가량 되는 자금을 대출받아 이를 주가조작 자금으로 사용했다.
구씨는 주가조작을 통한 시세차익을 얻은 혐의에 대해 “혐의기간동안 주가 변동이 심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통해 개인적으로 이득을 취하지 않았다”라고 부인했으며, 2004년부터 2009년까지 회사로부터 현금 550억원을 횡령한 혐의에 대해서도 “투자를 위해 사용했으며 대부분 되돌려놨다”고 주장했다.
한편 구씨는 구자경 LG명예회장의 막내동생이자 현 엑사이엔씨 대표이사인 구자극씨의 아들이다. 구본무 LG그룹 회장 및 구본준 LG전자 부회장과는 사촌지간.
구씨는 지난해 2월 횡령․배임 의혹이 제기되자 엑사이엔씨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으며 지난 1월 보유하고 있던 회사 지분 18.25%를 전량 처분한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