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지프, 다시 만난 ‘체로키’ 의외의 세심한 돋보여

도심·오프로드 절충하는 중형 SUV…준수한 연비는 덤

2019-02-11     이근우 기자
[매일일보 이근우 기자] 지프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체로키’를 또 한번 타봤다. 지난해 11월 충청남도 태안 몽산포 오션 캠핑장에서 열린 ‘고 아웃 캠프’에서 오프로드 코스를 체험해 본 이후 2번째 시승이었다.지난번엔 산을 오르고 내리며 급경사와 흙길, 자갈길 등을 고루 경험해봤기 때문에 거침없이 강력한 제동 성능에 대해선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엔 온로드를 충분히 느껴보고 싶었다.우선은 역삼역에서 여의도, 서울대입구, 용산역, 영등포역, 신도림역 등 곳곳을 돌아다니며 도심 주행을 해봤다. 이후 서울에서 출발해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홍성 내포신도시, 서산 중앙호수공원을 다녀왔고 다시 올라와 의정부역으로 가는 장거리 시승도 해봤다.다시 만난 체로키는 이전에 봤을 때처럼 여전히 늠름한 자태를 뽐냈다. 그러면서도 요즘 트랜드를 반영한 눈썹같이 가늘고 긴 위쪽 주간주행등이 눈에 띄었다. 시승 차량이 빨간색이여서 그런지 유독 젊고 트랜디한 감성이 묻어나는 듯 했다.체로키의 정면은 특유의 강인함이 강조돼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돋보이게 하는데 반해 후면은 다소 밋밋하고 평범한 듯 보여 아쉬웠다. 그렇지만 전체적인 디자인은 합격점이다.체로키의 전장×전폭×전고는 4620×1860×1710mm, 휠베이스는 2720mm다. 2.2리터 터보 디젤 엔진과 9단 자동 변속기가 탑재돼 최고출력 200마력, 최고토크 44.9kg·m의 힘을 낸다.
체로키는 천장이 높아 실내가 더욱 넓어 보였다. 게다가 시트 포지션도 최대로 올리면 마치 미니밴에 탄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상당한 높이감을 자랑했다. 탁 트인 정면 시야는 물론 룸미러로 뒤쪽을 봤을 때도 창문이 크게 만들어져 있고 선루프 역시 개방감이 뛰어났다.외관도 그렇지만 실내 역시 투박하고 심플한 남성스러운 느낌이 강했다. 그러면서도 의외로 세심한 배려가 돋보였다. 최첨단 사양이 많이 들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꼭 필요한 기본적인 안전·편의사양이 적용됐다.열선 스티어링휠, 통풍·열선·전자동 시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플러스, 사각지대 모니터링(BSM), 후방 교행 모니터링, 풀스피드 전방 추돌 경고 플러스, 차선이탈경고(LDW) 플러스, 파크센스 평행·직각 자동 주차 보조 등의 시스템이 탑재돼 운전을 도왔다.
퍼포먼스는 지프답게 매우 훌륭했다. 거칠 것 없이 달려나갔다. 그렇다보니 보통은 뒤에서 다른 차가 내 차를 들이 박을까봐 걱정이 되는데, 체로키는 오히려 내가 속도를 주체하지 못하고 치고 나갈까봐 앞을 조심해야겠단 생각이 들 정도였다.다만 특이한 점은 악셀러레이터가 다른 차량보다 누워있는 듯 해 밟기 편안했지만 이에 반해 브레이크 페달은 조금 더 직각으로 세워져있어 정지할 일이 많은 답답한 도심에선 다소 발목이 아플 것 같았다.체로키는 전반적으로 온·오프라인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절충안이 되는 SUV라고 생각했다. FCA가 올 상반기 국내에 부분변경 모델인 ‘뉴 지프 체로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하는데 이번 시승으로 한층 더 업그레이드될 체로키가 더욱 기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