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8.8 강진·쓰나미 강타…日 전역 '공포'
이날 오후 2시46분께 일본 혼슈(本州) 지역 인근에서 규모 8.8의 강진이 발생해 10m 높이의 쓰나미가 일었다.
거센 물길은 가옥, 고속도로, 차량 등을 덮쳤다. 흙과 잔해로 가득 찬 쓰나미는 해안 도시 센다이(仙臺)를 휩쓸었다.
현지 TV화면에서는 쓰나미에 힘없이 끌려가는 뒤집힌 차량들의 이미지가 방송됐다. 선착장에 묶여 있던 선박들은 졸지에 바다로 변한 센다이 도심 위로 둥둥 떠다녔다.
강진은 고층 건물을 뒤흔들었다. 거리와 주요 기차역에 있던 시민들은 교통이 통제되자 이도저도 못한 채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
한 목격자는 "일본에 온 지 20년이 됐지만 이렇게 끔찍한 기분은 처음"이라며 "건물이 흔들리기 시작하자 사무실에 있던 동료들이 헬맷을 착용하고 책상 밑으로 들어가 몸을 사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일본은 세계에서도 가장 지진이 흔한 곳으로 알려져있다. 평균적으로 전 세계 규모 6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게 되면 이 중 20%가 일본에서 발생한다.
그러나 이날 지진은 몇 주 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발생한 지진보다 훨씬 강력하다.
도쿄에서 중국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하타 히데카츠(36)는 "정말 끔찍하다. 아직도 난 충격에 빠져 있다"며 "이전에 본 적 없는 강력한 지진"이라고 말했다.
오카무라 게이는 트위터를 통해 "지진에 익숙한 시민들이 매우 놀란 상태다. 이날은 평소 지진 발생 때와는 전혀 다르다"고 전했다.
웹디자이너 아치다 아사기(27)는 지진 당시 인근 커피 전문점으로 이동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뉴질랜드 지진 사진의 충격이 커 여전히 두렵다"며 "도쿄에서 이런 지진이 발생한 것을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일본 교도 통신은 지진 이후 도쿄 전역 14곳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수백명의 사람들은 발생 직후 도쿄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도로 곳곳에서 시민들은 지진 실시간 속보에 귀를 기울였다. 지하철을 타고 있던 일부 승객들은 소리를 지르며 주변 사람들과 서로 부둥켜 안고 의지했다.
나카무라 아야는 "사무실에서 뛰쳐나왔다. 완전히 패닉 상태였다"며 "엄청난 크기의 크레인이 건물 위로 떨어진 줄 알았다. 그만큼 건물이 심하게 흔들렸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최소 30여명이 사상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향후 사망자 수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에서는 1923년 9월1일에도 규모 7.9의 지진이 강타해 도쿄와 인근 지역을 포함해 모두 14만명이 숨진 바 있다. 지진학자들은 이 지역에서 언제든 이 같은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수차례 경고해왔다.
1995년에도 고베(神戶)에서 지진이 발생해 1000억 달러(약 112조 원) 규모의 피해를 입었다.
도쿄 시내에서 커피 전문점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한 시민은 "매우 무서웠다"며 "1995년 지진을 기억한다. 당시 도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는가? 나는 무언가 나를 덮칠까 밖으로 나서기도 힘들었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