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가업승계, 상속세 부담에 잰걸음

‘할증에 고용유지 부담’… 중기업계 “가업상속 공제제도 개선 필요”

2018-02-19     나기호 기자
[매일일보 나기호 기자] 중소기업 절반 이상이 상속세 부담과 엄격한 가업상속공제제도 요건으로 원활한 가업승계를 잇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19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500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7 중소기업 가업승계 실태조사’ 결과, 중소기업 10곳 중 7곳(67.8%)은 가업승계를 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가업승계 과정의 주된 애로사항은 ‘상속·증여세 등 조세부담’(67.8%)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가업승계 계획은 2016년 조사(66.2%) 대비 1.6%포인트, 2015년 42.2% 대비 25.6%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또 가업상속공제제도를 활용해 가업을 승계할 계획인 중소기업은 2016년 조사결과(44.2%) 대비 12.2%포인트 상승한 56.4%로 나타났다. 이는 가업승계에 대한 중소기업의 의지가 지속 상승하는 것으로 해석된다.정부가 중소기업의 원활한 가업승계를 지원하기 위해 1997년에 도입한 가업상속공제제도는 피상속인이 생전에 10년 이상 경영한 중소기업을 상속인에게 정상적으로 승계한 경우 최대 500억원까지 상속공제를 해주는 제도다.하지만, 가업상속공제를 적용 받았어도 엄격한 피상속인 요건과 근로자 유지 요건 등 사후관리 이행을 못한다면 이미 공제받은 상속세공제액은 부인하고 상속세를 부과하도록 돼 있다.이번 조사에서 중소기업들은 가업상속공제제도 적용 시 가장 시급하게 완화되어야 하는 사전요건으로 ‘피상속인 10년 이상 계속 경영’(38.2%), 사후요건에는 ‘정규직 근로자 매년 평균 80% 유지’(37.6%)를 가장 많이 꼽았다.아울러, 가업승계를 위해 증여세 과세특례를 이용할 계획이 있는 중소기업은 63.2%로 2016년 조사(45.2%) 대비 18.0%포인트 상승했다.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 요건 중 가장 시급하게 개선이 필요한 항목 1순위로는 ‘과세특례 한도 500억원까지 확대’(34.8%)가 가장 높게 조사됐다.이어 상속·증여세 개편 외에 원활한 가업승계를 위한 최우선 과제로는 ‘종합적 가업승계 지원정책 수립’(59.8%), ‘가업승계 컨설팅 및 정보제공’(13.8%), ‘사회의 부정적 인식 개선’(11.8%), ‘후계자 전문교육’(8.2%) 등의 순으로 답했다.오현진 중기중앙회 가업승계지원센터장은 “중소기업의 가업승계에 대한 의지와 세제지원제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나, 최근 가업승계가 부의 대물림이라는 부정적 인식 하에 가업상속공제제도 요건이 강화되는 등 중소기업 가업승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가업승계는 부의 대물림이 아닌 기술과 경영의 대물림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