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소비자 분야 집단소송제 도입...소송시 기업 자료제출 의무화 검토”

2019-02-22 박숙현 기자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경쟁당국은 공정거래분야에서 소비자 부문에 한해 집단소송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불공정거래행위 사건의 손해배상소송에서 기업이 자료를 제출하는 의무를 부여하는 규정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공정거래위원회는 22일‘법집행 제도개선 TF’최종보고서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공정위는 행정 조치 위주 집행체계로 불공정 행위 근절 및 피해자 구제가 어렵겠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해 8월 29일 ‘법 집행 체계 개선 TF(태스크포스)’ 구성했고 11월 중간보고서에 이어 최종보고서를 내놓은 것이다.TF가 제출한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다수의 피해가 발생하는 소비자 분야에 집단소송제를 도입하기로 의견이 모였다.다만 도입범위와 적용방식에는 이견이 있었다. 예를 들어 공정거래법상에는 담합에만 이를 적용할지 기업결합 등에도 도입할지, 소비자관련법상에는 제조물책임법과 표시광고법에만 선별적으로 도입할 것인지 아니면 약관법을 제외하고 모두 허용할 것인지 의견이 엇갈렸다. 또 집단소송제에 참가신청을 한 구성원에게만 판결 효력을 부여할지 그렇지 않은 피해자들에게도 모두 효력을 부여할지 의견이 분분했다. 소송제기가 어려운 피해자 대신 국가가 소송을 제기하는 부권소송은 논의가 익지 못했다. 분쟁해결 제도 활성화를 위한 과제도 마련됐다. 그간 분쟁조정제도는 조정대상이 불공정거래행위로 한정됐다. 또 공정위의 조정안을 거부하면 성립되지 않아 사실상 당사자의 피해구제를 위한 실효성이 없었다. TF는 조정 대상을 부당지원행위를 제외하거나 모든 위반행위로 확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피해자 구제를 위한 방안은 또 있다. TF는 공정거래법에도 손해배상소송에서 법원이 자료를 요구하면 기업이 의무적으로 제출토록 하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다만 담합 적발에 유효한 수단인 자진신고(리니언시)를 보호하기 위해 리니언지 자료는 제출대상에서 제외하자는 다수 의견이 나왔다.이밖에 조사·사건처리 과정을 투명하고 신뢰성 있게 하기 위해 현재 고시 수준인 사건처리절차를 법제화하고 실태조사의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으로 의견이 모였다.기업분할명령 등 시장구조개선명령제 도입은 의견이 모이지 않았다. 도입된다면 회사 분할이나 영업양도에 한정할 것인지, 주식처분까지 명령할 것인지 조치 범위와 직접 명령과 법원을 통한 간접 명령 등 절차적 부문에서 의견이 나뉘었다.이번 보고서가 그대로 공정위의 의견으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김상조 위원장은 “(공정거래과정에서 이슈에 대한) 공감대의 형성 정도나 우선순위를 판단하는데 TF보고서를 참고자료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다만 공정위는 법 개정과 무관하게 내부 규칙 개정이나 집행 개선 등으로 해결할 수 있는 과제들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정부나 국회 입법으로 이미 발의된 경우는 관련 법안 심의 과정에 충실히 공정위 입장을 전달해 이번 TF 최종보고서 내용을 반영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