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경 "초과이익공유제 그만 논의하자"
2011-03-16 이황윤 기자
최중경 장관은 16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초과이익공유제의 개념은 애초 기업 내에서 사용자와 노동자간 성과를 배분하는 문제에서 출발한 것이고 현실적으로 정형화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중소기업의 성과기여도를) 어떻게 계산하나. 초과이익공유제를 정의하는 것 자체도 어렵고 누가 어떻게 기여했는지 협력기업(중소기업)을 어떻게 기억할 것이냐"면서 "자동차만 해도 1만개이상 (협력)기업이 있는데 어디는 얼마, 저기는 얼마, 그걸 계산할 수 있냐"며 제도시행에 따른 현실적인 어려움을 지적했다.
최 장관은 더 나아가 종전의 반대 입장을 더욱 분명히 했다. 그는 "원래 오리지널 개념(초과이익공유제)도 그런 뜻이 아니고 현실적으로 정형화가 불가능하다. 더 이상 말 안했으면 좋겠다"며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을 향해 간접적인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이어 "하도급법이 통과됐는데 납품단가협의신청권이나 기술탈취여부를 대기업이 증명하는 건 법률적으로 보면 큰 일대 전환이 온 것"이라며 "또 협력관계를 1, 2차에서 3, 4차까지 하도급법 적용을 넓혔다.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며 기존 제도의 틀 안에서 동반성장을 유도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최 장관은 "불공정거래 때문에 이걸 시정하는 제도가 나오지 않았나. 그러면 이걸 차근차근 실천하는 게 동반성장 하는 거지, 맞지도 않은 개념을 얘기 하냐"며 "동반성장지수도 발표하고 중소기업 적합업종도 빨리 발표해야지 자꾸 사회 구성원 간 합의되지 않은 걸 얘기하는 건 지극히 비생산적이다"고 말했다.
한편 최 장관은 일본 대지진발생에 따른 국내 산업계 피해에 대해 "부품·소재는 (대부분 기업마다)재고가 1개월 치는 있다. 많은 곳은 100일치도 있다"며 "다행히 동북부에 (공급기업이)별로 없어 현 상태에서 크게 우려할 건 없지만 (지진피해가)장기화 되면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일본이 에너지가 부족하다보니 가동이 중단되고 물류가 마비될 가능성이 있어 그런 측면에서 오는 영향이 더 클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 장관은 중소기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무역보험공사에서 보험금 가지급제도를 빨리 (시행)하고 간부들한테 중소기업 애로가 있는데 경영안전자금 지원문제를 빨리 관련부처와 협의하라고 지시했다"며 "예의주시해서 보겠다"고 했다.
일본 지진에 따른 원전피해 복구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번 가스발전용 액화천연가스(LNG)를 스왑형태로 지원한데 이어 최 장관은 일본 측 요청으로 "붕산을 52.6t 지원한다"고 밝혔다. 원자력 발전용 붕산은 원자로를 식히기 위해 냉각제로 쓰이는 물질이다.
최 장관은 또 일본 원전폭발에 따른 안전성 문제가 논란이 일자 "원전시장에는 일본 사태가 분명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건 사실"이라며 향후 우리 측 수주활동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했다.
최 장관은 국회 지경위에 출석해 '원점에서 검토한다'고 밝힌 안 차관의 발언에 대해 "기본부터 다시 안전성을 보겠다"는 뜻이라며 "교과부가 원전 안전의 1차적 책임이 있다. 교과부랑 같이 원점에서 안전성에 대해서 재점검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원전시장의 침체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대답한 뒤, "그러나 원전의 필요성은 부인할 수 없다. 약간 영향은 있겠지만 에너지수급을 맞추려면 어차피 원전이 필요하다는 기본인식에는 번함이 없다. 그래서 중국, 터키도 추진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최 장관은 또 "원전이 앞으로 미래의 큰 성장산업임은 틀림없기 때문에 우리가 어느 정도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굉장히 유망한 수출산업"이라며 "석유나 석탄 이런 화석연료는 고갈되지 않나. 장기적으로 원자력이나 신재생으로 갈 수밖에 없다. 트렌드에 있어서 방향성은 어쩔 수 없다고 본다"고 확신했다.
이어 "화석연료를 채취하는데 갈수록 코스트가 들어가잖나. 더 깊이 들어가야 하고 바다 속으로 가야하고, 코스트가 들어서 신재생보다 더 (비용)들어갈 것이다. 화석연료 코스트가 신재생과 만나는 순간 화석연료의 종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