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지주, 외환銀 인수 마지막 고비...승인 시점 '촉각'

2011-03-17     허영주 기자
[매일일보]  금융위원회는 16일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을 잠정 보류했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자격성 판단에서도 '일부 유보' 결정을 내렸다.

금융위는 이달 중 임시회의를 열거나 다음달 열리는 정례회의를 통해 외환은행 매각 승인 안건을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인수 승인이 다음 달로 넘어갈 경우 하나금융이 론스타에 지연보상금을 지급해야 하는 등 복잡한 문제가 걸려 있어, 향후 승인 시점을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승인이 4월로 넘어가면 하나금융은 론스타에 지연보상금으로 329억원을 줘야 한다.

만약 5월까지도 본계약을 끝내지 못한다면 문제는 더 커진다. 외환은행의 현대건설 매각 차익 8000억원 중 일부가 배당을 통해 론스타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으로선 이러한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임시회의를 거쳐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승유 회장은 이날 금융위의 승인 보류 결정이 내려지자 "쓰나미가 온 것과 같은 충격"이라며 당혹감을 나타냈다. 또 "금융위가 원칙대로 한다고 했으니 우리로선 할 말이 없다"며 금융당국에 대한 불편한 속내를 내비치기도 했다.

투자자들의 반발도 걱정거리다. 김 회장은 "인수 승인이 지연될 경우 투자자들의 불만이 제일 우려된다"며 "국제 송사로 번지지 않도록 투자자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양해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수 승인이 이뤄질 경우 노조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노조는 전날 총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96%의 찬성으로 총파업을 결의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금융위의 론스타 대주주 적격성 심사 유보 결정은 적격성과 관련한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라며 "대법원의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의 파기환송이 유죄인 점을 감안해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 심사를 즉시 중단하고 론스타 대주주의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지연보상금에 대해서도 "귀책사유가 론스타에 있는 만큼 하나금융이 론스타에게 주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계약서에 명시돼 있다"며 "하나금융은 거짓으로 국민과 여론을 우롱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