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방카 보내며 北에 "최대압박"...文대통령 '피스메이커' 맹활약
文, 이방카에 파격적 환대 북미접촉 종용
2018-02-25 윤슬기 기자
▮트럼프, 해상차단 빅카드 "이것도 안통하면 매우 거친 카드...매우 매우 불행"
25일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3일 이방카 고문은 한국에 도착한 당일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과 만찬에 앞서 40분간의 비공식 접견을 가졌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마크 내퍼 주한미국대사 대리만이 배석한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과 이방카 고문은 북미대화와 남북정상회담 등 한반도 현안을 놓고 깊이 있는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보인다.이후 만찬 자리에서 이방카 고문은 대북 압박과 제재의 유용성을 강조했다. 그녀는 "트럼프 행정부와 문재인 정부의 최대 압박을 위한 공동노력이 효과를 거뒀다. 한국의 대북제재 노력을 지지한다"며 "이번 대표단 방한이 굳건한 한미동맹을 더 강화하고 양국 국민 간 우정과 연대를 심화하는 데 기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미 사전 접견에서 양측 간 논의가 있었던 만큼 문 대통령을 향한 발언이 아닌 북한을 겨냥한 메시지로 평가된다.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방카 고문의 방한에 맞춰 북한의 해상교역을 차단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대북 제재를 발표한 것에서도 확인된다.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방카 고문이 청와대 일정을 소환하는 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맬컴 턴불 호주 총리와의 정상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사상 최대 규모의 대북 추가 제재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대북제재가 효과가 없으면 우리는 제2단계(Phase Two)로 가야 할 것이다. 제2단계는 매우 거친 것(a very rough thing)이 될 수도 있고 전 세계에 매우, 매우 불행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실행 가능한 최대한의 대북 제재를 준비한 만큼 이마저 통하지 않을 경우 무력행사도 불사하겠다는 의미다. 다만 어떤 형태의 무력일지는 언급이 없었다.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후 미 재무부는 북핵 개발을 위한 자금 차단 등을 위한 대북 특별지정제재대상(SDN) 명단을 발표했다. 명단에는 북한, 중국, 싱가포르, 대만 등의 무역회사 27곳, 선박 28척, 개인 1명 등 총 56개 대상이 포함,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미측은 이어 24일 이방카 고문과 함께 미국 정부 대표단으로 방한한 세라 허커비 샌더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을 통해 북한에 대한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샌더스는 "북한과 대화하려면 비핵화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며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약간의 움직임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그것은 생산적인 대화의 출발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제재는 가장 강력한 방식이며 이를 통해 북한에서 행동을 바꿀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북한 한미훈련 중단 요구...문 대통령 내외 '피스 메이킹' 발 벗고 나서
그러나 북한은 핵과 미사일에 대한 입장 표명에 있어 변화가 없고, 오히려 북미 대화의 조건으로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5일 "미국이 남조선 군부 호전광들을 부추겨 끝끝내 합동군사연습을 벌려놓는 것은 완화의 기운이 감도는 조선반도 정세를 원래의 초긴장 상태로 되돌려 세우는 위험천만한 망동"이라며 "만일 미국이 조선반도 정세 완화를 바라고 그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합동군사연습 계획을 걷어치워야 한다. 그것이 마땅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남조선 괴뢰들과 합동군사연습을 재개하기만 하면 우리 천만 군민은 그에 단호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