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글 삭제할 생각 없다. 김어준 사과해야”

미투 운동 김어준 발언 두고 진영논리 논쟁

2019-02-25     윤슬기 기자
[매일일보 윤슬기 기자] 진보적 인사들의 성추행 행각이 드러난 뒤 진보진영 내에서 이 문제에 입장을 두고 본격적인 논쟁이 시작되는 분위기다. 특히 이른바 '미투 운동'(자신이 겪은 성범죄를 고백함으로써 그 심각성을 알리는 캠페인)을 둘러싼 진영논리 논쟁이 주목된다.현재 논쟁의 중심에는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방송인 김어준씨가 있다. 금 의원은 '미투 운동'이 진보적 인사들에 대한 '공작'으로 흐를 수 있다고 말한 김씨에게 자신의 발언으로 상처 입은 분들에게 사과를 촉구했다. 금 의원은 김 씨를 비판한 글을 올린 뒤 일부 누리꾼들로부터 글 삭제 압박을 받았다.금 의원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모르는 사람이 카카오톡으로 글을 보내 왔다"고 말한 뒤 내용을 공개했다. 공개한 카카오톡 대화에는 '의원님께서는 이재용 집행유예 직후 JTBC 뉴스룸을 통한 서지현 검사 성추행 폭로 보도가 뭔가 석연치 않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라는 내용의 글이 담겨 있었다. 즉 이재용 집행유예 보도에 대한 물타기로 미투 운동이 활용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이에 대해 금 의원은 "이런 태도야말로 우리가 절대로 가져서는 안 되는 모습이라고 생각한다"며 "어제 김씨 발언에 대해 많은 분들이 '미투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그걸 이용하려는 사람이 문제인데, 오독하고 비판한 것이 아니냐'라는 취지의 문제제기를 하셨다. 바로 그런 생각에서 저런 카톡이 나온다고 생각한다"고 했다.금 의원은 이어 "이런 태도야말로 우리가 절대로 가져서는 안 되는 모습이라고 생각한다"며 "뻔히 보이는 고통을 무릅쓰고 용기를 내는 피해자들에게 어떻게 '이용당하는 것'이라는 지적을 할 수 있는지, 혹은 앞으로 그럴 수 있으니 경계해야 한다고 예언(!) 할 수 있는지 저로서는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금 의원은 "성폭력 피해자들의 고발과 문재인 정부가 무슨 관련이 있습니까. 왜 어렵게 용기를 내려는 피해자들에게 그런 말을 해서 상처를 주고 망설이게 해야 합니까"라며 “김씨의 저 발언을 본, 아직까지 피해사실을 얘기하지 못한 피해자들 중에는 '내가 나서서 피해사실을 밝히면 어떤 사람들은 나로 인해서 문재인 정부, 청와대, 진보적인 지지층이 타겟이 된다고 생각하겠구나. 내가 댓글공작을 꾸미는 사람들에게 이용당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앞서 김씨는 24일 자신이 진행하는 팟캐스트에서 "미투 운동이 공작적 사고방식으로 보면 문재인 정부와 청와대, 진보적 지지층들을 타겟으로 피해자들을 좀 준비시켜서 진보매체를 통해서 등장시키는 방식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했다.이어 "지금 나와있는 뉴스에 그렇다는 얘기가 아니에요"라면서도 "댓글공작의 흐름을 보면 다음엔 뭘할 지가 보여요. 걔들이 밑밥을 깔기 시작하기 때문에, 흐름이 그리로 가고 있다.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