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금 재건축 vs 1대1 재건축, 어느 게 유리한가
1대1 재건축, 부담금 줄지만 개발비용 증가…임대주택 물량 ‘0’는 장점
2018-02-26 김보배 기자
[매일일보 김보배 기자]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 사업장 중 최고 입지로 꼽히는 압구정 3구역이 ‘1대1’ 재건축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일반 재건축과 1대1 재건축에 따른 장단점이 갈리기 때문에 어느 쪽이 더 유리한지에 대한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1대1 재건축은 현재 아파트 가구수와 비슷하게 재건축하는 방식으로, 통상 재건축과 같이 일반분양분에서 얻는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어 조합원이 내야 하는 분담금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게 특징이다. 또 일반분양과 임대주택 물량이 없어 분양가 상한제를 피할 수 있고,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에 따른 부담금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재건축 부담금은 조합원 분양가(준공 시점 공시가격)와 일반분양분 주택가격, 소형주택 인수가격을 합한 것에 개발비용, 정상가격 상승분, 개시 시점 주택가액을 뺀 액수다. 따라서 개발비용은 늘리고 일반분양을 없애면 부담금을 줄일 수 있다.강남 재건축 기대주인 ‘압구정 3구역’이 고급화 전략으로 1대1 재건축을 추진한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재건축 부담금 폭탄을 피하기 위한 ‘대안’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부동산 시장 관계자는 “정부가 강남 재건축 단지별로 평균 4억원에 달하는 예상 부담금을 발표하면서 부담금을 무느니 차라리 공사비를 더 들여 ‘고급화’, ‘명품’을 내세운 전략으로 가는 것”이라며 “한강 프리미엄, 교통 등 입지여건으로 보면 향후 집값 상승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중대형 중층 단지들은 1대1 재건축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윤광언 압구정 3구역 재건축 추진위원장은 1대1 재건축을 추진하되 단지 부지의 15% 기부채납을 통해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아 늘어나는 가구는 일반에 분양, 사업비를 보전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현재 4065가구는 재건축 후 5000여가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재건축 사업을 통해 늘어나는 주거전용면적 범위를 기존의 30% 이내로 제한하는 1대1 재건축은 전용 85㎡ 이하 소형평형을 의무적으로 추가하지 않아도 된다. 면적이 기존보다 30% 이상 늘어나면 새로 짓는 아파트 총 가구 수의 60%를 전용 면적 85㎡ 이하로 지어야 한다. 때문에 압구정 3구역과 같은 중대형 평형 위주 고급단지에서는 1대1 재건축이 더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윤 위원장은 또 임대주택 추가에 따른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지 않는 ‘임대주택 없는 재건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윤 위원장은 “30평(전용 면적 99㎡) 이상 중대형 가구 비중이 높은 구현대를 최고급 명품 단지로 만들기 위해 1대1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겠다”며 “디자인이나 자재도 최고급으로 적용해 재건축개발이익 환수 금액을 최소화하고 사업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업계에서는 1대1 재건축 실효성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내놓고 있다.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1대1 방식은 원론적으로 초과이익환수제 부담을 낮출 수 있지만 조합에서 부담금을 피하기 위해 선택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에는 유동성 활용 측면에서 평형을 줄이기를 원하는 이들도 많고, 인기 지역에서는 1대1 재건축 방식이 실익보다 손해가 더 클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1대1 재건축을 통해 중대형 위주의 평형으로 구성하겠다는 계획은 고급화 전략으로 풀이된다”며 “재건축 부담금을 고려하면 오히려 1대1 재건축으로 개발비용을 높이고 고급화시켜 세금은 최소화하고 사업성은 높이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강남처럼 집값이 비싼 곳에서는 대부분 조합원이 현재보다 작은 주택형으로 가기를 원하지 않을 수 있다”며 “동 간격, 평면 구성 등 주거 쾌적성에도 많이 신경 쓰기 때문에 일반분양 물량이 없는 1대1 재건축 추진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