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대북특사는 북핵 개발 축하 사절단"
정의용-서훈 카드 두고 여야 '극과 극'
2018-03-04 박규리 기자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여야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북 특사 파견을 공식화 하면서 상반된 입장차를 드러냈다. 여당은 대북특사 파견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야당의 초당적 협력을 촉구했다. 그러나 야당은 비핵화를 전제로 하지 않는 대화는 무의미하며, 특히 북한의 거짓 평화공작에 우리 정부가 당할 것을 우려했다.4일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대북 특사 파견을 통해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마련된 남북대화 분위기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가자고 강조했다.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전날 구두논평을 통해 “대통령이 고심한 결과에 대해 야당이 대승적으로 존중해야 한다”면서 “대북특사는 김여정 북한 특사의 방남에 대한 답방 형태”라고 말했다.김 대변인은 이어 “미국에 동의를 구했고 이후 과정을 잘 설명해 달라는 답도 들었다”면서 “막혀 있는 남북대화를 지속적으로 이뤄내고 주변국에게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소상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과정이어야 한다”고 했다.추미애 민주당 대표 역시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을 지지하며 적극적인 특사파견을 통해 한반도 평화라는 공동목표를 달성하자고 강조했다.추 대표는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의미에서 대단히 시의적절한 결정”이라며 “대북특사 이후에는 대미특사도 함께 보내 북미 간 대화를 적극적으로 중재하고 평화의 결실을 맺어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추 대표는 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의 통화에서 우리의 대북특사 문제에 대한 입장을 공유한 사실을 전하며 “정부는 살엄음판을 걷는 심정으로 북·미, 미·북 사이에 있는 불신을 걷어내야 한다”고 했다.민주평화당 역시 대북 특사 파견을 적극 지지하며 환영했다. 특히 김대중 정부에서 대북특사를 지낸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의용 안보실장, 서훈 국정원장팀'의 방북에 대해 '최고의 명콤비 팀'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저는 남북정상회담은 한미동맹과 신뢰 없이는 성사도 성공도 안 된다는 저의 경험을 누차 밝혔다”며 “또한 문재인 대통령, 미국, 북한을 가장 잘 아시는 분이 특사여야 한다는 의미에서 3박자를 갖춘 서훈 원장이라 했다”고 글을 올렸다.그는 “정의용 실장 특사단장 임명은 문 대통령께서 트럼프 대통령을 충분히 의식, 배려한 참으로 또 다른 의미의 최적 인선”이라며 “북한에서도 트럼프 의중을 파악하는 데 가장 좋은 상대로 받아드렸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나 자유한국당은 거짓 평화회담 가능성을 제기하며 안보 불안만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을 '대화 구걸 정책'으로 규정하며 "(이것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홍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권의 대북 대화 구걸정책과 대북특사 운운은 북한의 핵 완성시간만 벌어주는 영국 체임벌린의 대독 유화정책과 유사하다”면서 “김정은의 위장 평화 공세에 손발을 맞출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홍 대표는 “지금은 한미일 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고 국제 공조로 가열차게 대북 압박을 계속해 북핵 폐기를 추진해야 할 때”라며 “잘못된 대북 정책과 대북 특사가 평화를 가져올 것처럼 부화뇌동하는 것을 보면서 2차 대전 직전 네빌 체임벌린에 열광한 영국 국민의 오판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장제원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비핵화 전제 없는 대북특사는 북핵 개발 축하 사절단에 불과하다"면서 "문재인 정권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대북특사를 보내며 마치 그들이 평화를 가져올 것처럼 위장평화 쇼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장 수석대변인은 "미국의 대북 압박을 무력화시키고, 북핵 개발의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망을 봐주는 꼴이 될 대북특사가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며 "결국 문재인 정권이 혈맹인 미국과 망나니 북한을 어설프게 중매 서겠다고 나서다 술 석 잔은커녕 뺨만 석 대 맞는 꼴이 될 것"이라고 했다.권성주 바른미래당 대변인 전날 구두논평을 통해 "국정원장은 핵심 정보기관의 장인데 그런 사람이 북한을 간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대통령비서실장이 전면에 나서는 것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권 대변인은 그러면서 “한미 연합군사훈련도 북한에서 수용할 수 없다고 보도된다"며 "무엇이 담보가 돼서 특사를 보내는 것인가. 미국에 먼저 특사를 보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