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미분양 대란’… 최다 물량 공급에 부동산 시장 ‘먹구름’

매매가 하락, 거래량 줄어 타 지역과 격차…기형적 양극화 심화

2018-03-04     이아량 기자
[매일일보 이아량 기자] 지방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갈수록 심해지는 모습이다. 악성 미분양 증가와 더불어 이달 지방에서는 연내 최다 물량이 공급되는 데다 매매가 하락세까지 맞물려 수도권과의 기형적 양극화는 점차 심화될 전망이다.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5만9104가구로 지난해 6월 이후 9개월 만에 최대치로 나타났다.수도권 미분양 물량은 전월 대비 5.2% 감소한 9849가구로 집계된 반면 지방은 4.9% 늘어 4만9256가구로 나타났다.경남지역의 미분양 물량이 1만3227가구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충남(1만1352가구), 경북(7806가구), 충북(4634가구), 강원(2693가구), 부산(2291가구), 전남(1249가구), 울산(1089가구), 대전(1084가구) 등 충청과 경상권의 미분양 물량이 많았다.특히 지방에는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가 증가하면서 지방 부동산시장의 침체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수도권의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전월 대비 11% 감소한 반면 지방은 7% 늘었다.이에 따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미분양관리지역도 5곳이 늘었다. 지난달 28일 HUG는 제18차 미분양관리지역을 발표하면서 대전 동구, 울산 남구, 경북 안동시, 경남 진주시, 전남 무안군 등 5곳을 추가로 지정했다.이번에 지정된 총 28개 지역은 수도권 5곳, 지방 23곳으로 충남·경북·경남지역이 대부분이다.또한 올해 1월 말 기준 미분양관리지역의 미분양 주택은 총 3만8692가구로 전체 미분양(5만9104가구)의 약 6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지방의 집값 하락세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2월 한 달간 지방과 수도권 간의 매매가와 전세가 변동률의 격차도 현저히 나타났다.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월 주택 매매가격은 수도권의 일부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상승한 반면 지방은 대규모 신규공급과 지역 기반산업 침체로 매매가격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서울이 0.94% 상승하며 2004년 이래 2월 통계 이후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과 달리 울산(-0.26%), 경남(-0.24%), 충북(-0.20%), 충남(-0.18%), 경북(-0.08%), 부산(-0.08%) 등은 하락세를 보였다.매매가격에 이어 지방의 전세가격 역시 지역 기반산업 침체, 신규 입주물량 누적 등의 영향으로 하락세를 이어가며 지난달 대비 하락폭이 확대됐다.울산이 0.48% 하락했으며 경남(-0.31%), 충남(-0.16%), 경북(-0.15%), 부산(-0.11%) 등도 하락했다.아울러 미분양과 매매가격 하락세 등의 이중고를 겪고 있는 지방에 이달 연내 최대 물량이 공급될 예정으로 청약시장의 양극화 역시 심해질 전망이다.부동산114에 따르면 3월 전국에 5만3459가구가 공급 예정인 가운데 이중 지방에서는 2만2738가구가 신규 분양될 계획이다.부산(5899가구), 경남(3722가구), 광주(2903가구), 충북(2619가구), 충남(2549가구), 전북(2016가구) 등에 물량이 몰렸다.이에 더해 4월부터 다주택자들의 양도세 중과 시행이 예고된 데다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도입 등 각종 규제로 지방 부동산시장의 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