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정의당, 원내 네 번째 교섭단체 나온다
2018-03-05 박규리 기자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민주평화당(평화당)은 5일 정의당과의 공동 교섭단체 구성을 추진하기로 확정했다. 평화당은 이날 '6·13 지방선거 필승'을 주제로 국회도서관에서 개최한 국회의원·핵심당직자 워크숍에서 "국회 교섭단체가 아니라 국회에서 원활하게 의정활동을 할 수 없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이와 함께 당명의 약칭을 '민평당'에서 '평화당'으로 변경하는 안도 의결했다.중도개혁주의 노선을 표방하는 평화당(14석) 내에서 진보정당인 정의당(6석)과의 공동교섭단체 구성론이 제기되는 이유는 비교섭단체로서의 한계 때문이다. 국회의원 20명 미만인 비교섭단체가 받는 불이익은 △국고 보조금 삭감 △입법 지원비 중단 △정책연구위원 지원 중단 등 물리적인 것부터 △상임위에 간사를 둘 수 없고 △의사일정 협의에 배제되는 등 정무적인 것까지 다양하다.아울러 국회부의장, 상임위원장 배분에 제외되고,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도 원칙적으로 원내교섭단체 원내대표로 제한되어 있어 원내대표 회동서 '본회의 합의' 등 중요한 합의를 할 때마다 평화당과 정의당은 소외돼야 했다. 만약 평화당과 정의당이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할 경우, 양당은 전체 상임위원회에 간사를 파견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국회 일정 및 주요의사결정에 참여할 권리를 얻게 된다.더불어 조배숙 대표는 정의당과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과의 합병 당시 탈당해 평화당으로 입당을 거부한 무소속 이용호·손금주 의원을 입당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용주 원내대변인에 의하면 실제 이 의원은 이미 공동교섭단체 구성 시 (평화당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손 의원은 평화당 입당에 대해서는 아직 고민중이지만, 정의당과의 공동교섭단체 구성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여기에다 '자진탈당 시 의원직 상실 규정' 때문에 바른미래당에 발이 묶여 있는 비례대표 3인 박주현·이상돈·장정숙 의원도 이들과 의정활동을 같이 할 예정이어서 표 숫자로 따진 양당의 공동교섭단체의 의석수는 사실상 24석이다. 무소속 손금주 의원까지 가세하면 25석으로 여유롭게 교섭단체 신분을 유지할 수 있다.평화당의 공동 교섭단체 제안에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우선 "우선 의원총회를 통해 논의하겠지만, 필요하다면 당원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도 거쳐야 할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나타냈다. 그러나 평화당과 진부당 양당 모두 비교섭단체로 원내 정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공동교섭 단체 구성은 쉽게 가능할 것이라는게 정치 관계자들의 중론이다.다만 문제는 양당의 이념적 차이가 크다는 점이다. 양당은 범 개혁진영으로 분류되지만, 평화당은 북한 등 외교 문제를 제외하고는 경제·사회·문화 등에서 확연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이 때문에 양당 일각에서는 공동교섭단체가 양당의 '합당'이나 '통합'을 염두에 둔 공조가 아닌 '선거제도 개혁' 등 양당의 최소 공통분모에서만 함께 활동하는 '제한적인 연대론'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