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제이훈 갤러리(J.HOON GALLERY)는 7일부터 4월 10일까지 해련작가의 개인전 ‘Angel's Share’展을 개최한다.우리의 삶은 늘 채워지는 것이 아닌, 어떤 ‘잃음’의 순간들이 있다. 이는 죽음, 이별, 실패와 같은 시련의 일들을 통해 슬픔과 좌절, 절망, 고통, 허무를 느끼는 상실의 시간들을 말한다.작가는 이 상실의 시간을 잘 견뎌내면 세상을 살아가는 아름다움을 재발견하는 인식의 감각을 얻게 된다고 말한다.작품 소개 (창작 배경 / 작가노트 中)
본인에게 존재했던 상실의 시간에 ‘Angel’s Share’(천사의 몫) 정원을 만드는 설치작업을 하였다. 쓰러져 죽어가는 나무에 승화하는 성질이 있는 나프탈렌을 한 달 동안 심었다. 삶과 죽음이라는 세계의 정화작용 매개체로 존재 이외의 것들과 복합적인 공존을 시각적으로 가시화한 작업이다. 계절이 바뀌면서 나프탈렌이 점차 사라지는 긴 시간 동안, 개인적으로는, '잃음'과 '얻음'에 대한 내면의 바라봄에 대한 시간이 컸던 프로젝트이다.
산책하는 어느 날, 키가 큰 나무들은 혼자 서 있지 못하고 시커멓게 엉켜 서로를 지탱하고 있었다. 그 순간에 <Angel’s Share Garden>의 지난 여정이 나에게 돌아와 진한 감동과 여운을 주었다. 그 날을 계기로 <Angel’s Share Garden>설치작업을 회화로 옮기게 되었다. 시각적 매개체였던 나프탈렌이 승화되면서 정원은 사라졌지만, 내면의 감각으로 다시 전이되었기 때문이다. 상실의 시간 속에서 얻게 된 인식의 성숙은 과거의 시간을 헛되이 흘려 보내거나 현재의 시간을 단지 물화(物貨) 속에 머무르게 하지 않는다. 그것은 깊은 감각의 세계와 맞닿게 하여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끝없음을 가져다 준다.좋은 와인이 되기 위해서 ‘Angel’s Share’(천사의 몫) 라 부르는 과정이 있다. 와인을 오크 통에서 숙성시키는 동안 와인의 수분과 알코올이 증발하는데, 이 빈 공간이 아주 천천히 공기로 채워지면서 와인이 산화되는 것이다. 와인을 만드는 사람들은 공기 중으로 사라진 일정의 양을 이와 같이 아름답게 표현한다. 이 증발된 양을 잘 측정하고 관리하는 것이 좋은 와인이 되는 중요한 과정이라고 한다. 좋은 와인이 되는 것과 같이, 아마도 우리 인생에 존재하는 상실의 시간들은 더 아름다운 삶을 위해 천사의 몫으로 내어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제이훈 갤러리(J.HOON GALLERY) 공공미술 기획사에서 파생된 전시기획 전문 갤러리 이다. 1997년부터 공공미술 사업을 시작으로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과 협업을 통한 현실적인 감각과 트랜드를 익혀왔다. 그 경험을 토대로 작가들과 좀더 심도 있는 관계를 맺고, 국내외의 역량 있는 작가들의 개인전과 참신한 기획전을 통하여 현대미술의 새로운 흐름을 관중들에게 지속적으로 소개하고자 2015년 제이훈 갤러리를 탄생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