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發 사정 쓰나미에 건설업계 ‘전전긍긍’

대보·포스코·현대·롯데·부영, 수사 향방에 ‘촉각’

2018-03-07     최은서 기자
[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MB정권과 다수 건설사 간 유착 의혹이 불거져 건설업계가 ‘시련의 계절’을 보내고 있다.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소환을 앞두고 전방위적 압박을 가하고 있는데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대적인 건설 비리 수사를 시작해 수사 칼날이 건설업계 전반을 겨누고 있어서다.7일 사정당국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검찰이 다수의 건설사와 MB정권 간 유착 의혹을 들여다 보고 있어 향후 수사 향방에 따라 파장이 만만찮을 전망이다.최근 검찰은 대보그룹이 이 전 대통령의 집권 시절인 2010년 관급 공사 수주 시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수억 원대의 자금을 건넨 단서를 포착,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MB집사’로 불려온 김백준 전 청와대 기획관이 이를 뒷받침하는 진술을 했고 지난해 200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3년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최등규 대보건설 회장도 비공개로 소환돼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대보건설 측은 관련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입장만 내놓고 있다.검찰의 칼 끝은 포스코건설도 겨냥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1995년 서울 도곡동 땅을 263억원에 매입했는데, 이 땅의 실소유주가 MB로 매각 대금이 다스 지분 매입의 종잣돈으로 쓰였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검찰은 또 2011년 포스코건설이 에콰도르 기업 산토스CMI를 인수하고 매각하는 과정에서 자원외교 관련 비리가 있었는지와 송도 사옥 매각 과정을 수사대상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이 밖에 국세청 ‘특수부’로 불리는 서울지방국세청청 조사 4국도 포스코건설에 대한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했다. 해외공장 건설 거래시 세금 탈루 여부, 송도 사옥 관련 의혹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실소유주 의혹이 불거진 ‘다스’와 관련해선 현대건설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지난 1월 MB 측근이었던 정두언 전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이 정세영 전 현대자동차 회장의 권유로 당시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양해 아래 다스를 설립하게 됐고, 현대건설이 다스 공장을 지어줬다고 폭로한 것. 또 다스의 전신인 대부기공이 이 전 대통령이 현대건설 사장이었던 1987년 설립됐다는 점에서 현대건설 연루 의혹도 증폭되고 있다.이와 함께 이 전 대통령이 현대건설 회장으로 재직 당시 현대건설 부사장 3명, 현대계열사 사장 3명, 처남 김재정 씨와 함께 사들인 가평 소재 별장의 관리비를 현대건설이 직접 챙기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현대건설 측은 회사 차원의 관리비 지급 여부 등은 모른다고 선을 긋고 있다.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은 제2롯데월드는 오래된 의혹 중 하나다. 최근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MB정부 시절 청와대가 제2롯데월드 건설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정황이 담긴 ‘제2롯데월드 건설추진 관련 여론관리 방안’ 청와대 국방비서관실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또다른 국면을 맞이했다. 이 문건에 따르면 MB정부는 롯데의 숙원사업인 제2롯데월드 건설을 주도·개입하면서 여론관리에 정부 기관까지 총동원한 것으로 나타나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이 외에도 서희건설의 경우 2010년 정치권에서 MB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과의 유착설이 제기됐었다. 서희건설은 MB정권 수혜 기업으로 꼽혔던 기업 중 하나로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은 이 전 의원의 후원회장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급성장한 부영은 지난 국감에서 계열사인 동광주택과 함께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주택도시기금 민간임대 아파트 지원 기금의 54%를 독식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불거진 문제들을 바로 잡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도 “대내외적인 변수가 많아 건설업계가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상황인데 이런 문제들까지 불거지는 것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