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 어뢰’에서 동해 서식 ‘붉은멍게’ 발견? 천안함 진실 공방 재점화

해양생물학자 “멍게라는 종 자체가 서해안에서는 살기 힘들다”

2012-03-25     변주리 기자

[매일일보] 천안함 사건의 결정적 증거물로 제시된 ‘1번’ 어뢰 추진체에서 동해에만 서식하는 붉은 멍게로 추정되는 생물체가 발견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오마이뉴스>는 “신상철 전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 민간조사위원이 23일 지난해 전쟁기념관에 전시되어 있던 어뢰추진체를 촬영한 미공개 사진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신 전 위원이 이날 공개한 사진은 ‘가을밤’이란 이름의 블로거가 촬영한 3장의 사진으로 어뢰 추진체에 붙어있는 지름 0.3mm 가량의 생물체가 찍혀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 사진을 분석한 붉은 멍게 양식업자는 “이 생물체는 동해안에서만 서식하는 붉은 멍게로, 유생상태로 헤엄쳐 다니다가 갓 고착된 상태로 보인다”며 “크기와 상태로 봐서 (붉은 멍게의 산란기인) 11월경에나 볼 수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또 사진에는 가느다란 실처럼 보이는 것이 있는데, 이는 “붉은 멍게가 플랑크톤 등 먹이를 섭취하기 위한 섭이활동을 하기 위한 기관으로 붉은 멍게에만 나타나는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학에서 해양생물학 강의를 하는 한 교수는 “멍게라는 종 자체가 탁한 물에서는 살기 힘들다”며 “이런 이유 때문에 서해에서 멍게를 기를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마이뉴스>의 보도를 반박하는 주장도 제기됐다. 25일 <데일리안>은 붉은 멍게와는 형태가 다르다는 전문가의 의견이 나왔다고 밝혔다.

24일 <데일리안>은 ‘붉은 멍게’의 양식기술을 개발한 국립수산과학원 산하 동해수산연구소의 이주 박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정상적인 붉은 멍게와는 형태가 다르다”고 밝혔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 박사는 “매년 11~12월에 (붉은 멍게의) 씨를 받아서 종묘생산을 한다. 수정란일 때부터 붉은 멍게를 지켜봐왔고, 지금도 2주에 한 번씩 바다에 나가 (붉은 멍게의) 성장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면서 “사진에 있는 물체는 내가 종묘 생산하는 붉은 멍게와는 색깔과 모양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박사가 종묘생산하는 붉은 멍게는 동해의 모든 붉은 멍게종을 다루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지는 의문인 만큼 동해수산연구소 품종과 색깔·모양이 다르다는 것이 동해 붉은 멍게가 아니라는 증거라는 <데일리안>의 주장은 논리적으로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25일 “지름 0.8㎜ 정도 되는 물체가 발견돼 성게라는 의혹이 있어 관련 기관에 성분 분석을 의뢰해놓은 상태이고 결과는 다음 주 정도에 발표될 예정”이라고 말해 당분간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