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회장 구속..재벌총수 유치장 첫 수감
'증거인멸 염려 있다' 법원 영장 발부...경호과장도 함께 구속
2007-05-12 매일일보
【매일일보제휴사=뉴시스】'보복 폭행'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부장검사 서범정)는 김승연(55) 한화그룹 회장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국내 재벌총수가 폭행 사건에 연루돼 구속 수감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담당한 이광만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인멸의 우려를 주된 영장 발부 사유로 들었다. 이 부장판사는 "범죄 사실의 소명이 어느 정도 됐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이 부장판사는 또 "피의자들은 그 동안의 수사과정에서 공법이나 증인 등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증거를 인멸하려고 시도해 왔음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부장판사는 이어 "피의자들의 종전의 행적과 수사기관에서 앞으로 더 조사하려고 하는 사실 관계의 내용 등을 감안할 때 피의자들은 앞으로도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부장판사는 "영장실질 심사과정에서 나타난 일부 변경된 사정만으로 이러한 증거인멸의 염려가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1시40분까지 3시간여에 걸쳐 검찰과 변호인단의 공방을 지켜본 뒤 자신의 집무실에서 다시 12시간여 동안 관련 자료를 검토한 끝에 영장 발부를 결정했다. 김 회장은 곧 서울 남대문경찰서 유치장에 구속 수감될 예정이다. 이 부장판사는 2700여페이지에 달하는 수사 기록을 넘겨받아 김 회장의 공모 및 가담 여부, 범행 장소별 실제 범행 분담 내용, 피해자들이 구체적인 소명자료가 있는지, 구속의 필요성 및 상당성을 검토했다. 앞서 영장실질심사에서 김 회장은 청담동 G유흥주점과 청계산 공사현장, 북창동 S클럽 등 3곳에서 자신이 직접 피해자들을 폭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그러나 쇠파이프 등 흉기를 사용한 혐의에 대해서는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영장실질심사에서 "조직폭력배를 동원, 청담동 G유흥주점에서 피해자들을 강제로 청계산 공사 현장으로 데려가 폭행하고 직접 쇠파이프를 휘두르기도 하지 않았느냐"며 김 회장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이 혐의 사실을 일부 시인함에 따라 경찰은 한때 김 회장에 대한 영장 발부가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지만, 구속 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수사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검찰은 일단 조폭 개입 여부, 김 회장 부자의 폭행 사실 부인 등 추가 의혹 및 미진한 수사에 대해 경찰의 수사를 지휘한 뒤 사건을 송치 받아 최종 기소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같은 혐의로 한화 경호과장 진모씨에게 청구된 사전 구속 영장도 이날 함께 발부됐다. 앞서 검찰은 10일 오전 김 회장과 진씨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김 회장의 영장을 청구하면서 경찰이 적용한 6가지 혐의(흉기 등 사용 폭행.흉기 등 사용 상해.공동 감금.공동 폭행.공동 상해.형법상 업무방해)를 그대로 적용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 3월8일 차남(22)이 서울 청담동 G유흥주점에서 북창동 S클럽 종업원들과 시비를 벌이다 상처를 입자 경호원 등을 동원, 이들을 청계산으로 데려가 쇠파이프 등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들과 함께 북창동 S클럽을 찾아가 차남에게 폭력을 휘두른 윤모씨(34)를 폭행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