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압박에 김동연 "CPTPP 가입 올해 상반기 내 결정"

2019-03-12     박숙현 기자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으로 미국으로부터 통상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메가 FTA인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여부를 올해 상반기 안에 결정하겠다고 12일 밝혔다.김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해 “금년 상반기 중으로 CPTPP 가입 여부에 대한 관계부처 간의 합의를 도출하고 필요하다면 바로 통상절차법상 국내 절차를 개시하겠다”고 말했다.CPTPP는 일본,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멕시코, 칠레, 페루,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11개국이 참가한 자유무역협정으로, 지난 8일 칠레에서 정식 서명을 마쳤다.CPTPP의 경제 규모는 인구 기준으로는 5억명 이상이고,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는 세계 경제의 13%에 달해, 중국이 주도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31%), 미국 주도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28%)에 이어 세 번째다.CPTPP는 본래 TPP라는 이름으로 2013년부터 미국 주도로 진행됐으나 지난해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이 갑자기 탈퇴하면서 폐기 위기를 겪었고, 이후 일본 주도로 CP라는 이름을 붙여 서명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협정문 1조에는 TPP 전문이 포함돼 있고 2조에는 미국이 주장했던 항목들을 동결시킨 내용이 담겨있다.앞서 우리 정부는 2013년 11월 TPP에 관심을 나타내고 기존 TPP 12개국과 두 차례 예비 양자협상도 진행했으나 일본과의 무역 적자를 우려해 TPP 가입을 유보했다.또 현재 우리나라가 CPTPP 11개 회원국 중 일본, 멕시코를 제외한 9개국과 양자 FTA를 체결한 상태라 CPTPP가 발효되더라도 한국의 대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다는 점도 이유였다.그러나 다수의 양자간 협정으로 인한 거래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 미국이 TPP 복귀를 검토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도 CPTPP 가입을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선회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더 나은 협상으로 조건이 좋아진다면 TPP 가입 협상을 다시 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TPP의 본래 목적이 중국을 배제해 아·태지역 경제블록을 만든다는 것이었던 만큼 중국과의 '경제전쟁'에 나선 미국이 TPP에 가입할 가능성은 크다.  한편 김 부총리는 미국의 수입산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선 "정부의 모든 가용 채널을 활용해 총력 대응할 것이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에게 서한을 발송했으며 다음주 아르헨티나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도 한미 통상현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라고 했다.이어 김 부총리는 "근본적으로 대외 통상 마찰에도 큰 흔들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중동과 중남미 시장을 적극 개척하겠다"고 했다. 우리 정부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로 구성된 메르코수르(MERCOSUR)와의 무역협정 협상을 올 상반기 중으로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