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지난달 2월 비자금 조성과 세금 탈루 의혹으로 검찰의 총수 고발 사태를 겪었던 부영그룹이 이번에는 지난 10여 년간 차명주식으로 주식소유현황을 허위로 신고하고 공시한 건으로 검찰에 고발된다.14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차명주식으로 주식소유현황을 공정위에 허위신고하고, 이를 공시한 행위에 대해 부영그룹 계열사 5개사를 검찰에 고발하고 과태료 3200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공정위에 따르면 부영, 광영토건, 남광건설산업, 부강주택관리, 부영엔터테인먼트, 신록개발 등 총 6개사는 각 회사 설립 당시부터 회사의 동일인인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과 그 배우자가 소유한 주식을 친족이나 계열사 현직 임원 등에게 명의신탁했다.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회사는 매년 공정위에 당해 회사 주주의 주식소유현황 등을 신고해야 하며 이를 어길 시 1억 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이에 따라 부영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된 이후 2002년부터 소속된 6개사는 공정위에 주식소유현황을 신고해왔으나, 차명주식으로 허위 신고했던 것이다. 6개사에 대한 명의신탁 주식은 2013년 12월 말에 가서야 모두 실명으로 전환됐다.이에 대해 공정위는 6개사 중 동광주택에 흡수합병돼 소멸된 신록개발을 제외하고 5개사를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또 차명주식으로 소유현황을 허위 공시한 행위에 대해선 완전자본잠식상태가 확인된 남광건설산업을 제외한 5개사에 대해 과태료 3200만 원을 부과하기로 했다.부영그룹 측은 “차명 주주 신고로 기업집단 지정이나 계열회사 범위에 영향을 주거나 경제적 실익을 취한 바 없다”며 “지난해 4월 공정위 위반사항이 통지되기 전인 2013년 10월 명의신탁을 해지하고 세금 납부를 완료했으며 현재까지 실질주주로 적법하게 신고·공시하고 있다”고 해명했다.그러나 차명주식 등 허위신고를 통한 경제적 실익 취득 여부와 상관없이 신고와 공시 위반은 엄연한 법 위반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주식소유현황 신고 및 공시 제도의 목적 자체가 대기업 집단의 총수 일가 일감 몰아주기, 지배구조 강화 등을 감시하려는 데 있기 때문이다.또 내부고발 등을 통하지 않고 공정위가 대기업의 차명주식 보유사실을 확인할 수단이 없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번 부영그룹의 차명주식 허위신고 건도 공정위가 2015년 말 언론보도를 통해 부영그룹이 미편입위장게열사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후 조사에 착수해 얻은 결과다. 금융당국과의 긴밀한 협조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