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MB조사 돌입…조사와 변호 누가 했나

檢 특수통 투톱 VS MB 靑참모 ‘맞대결’

2018-03-14     최은서 기자
[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본격적인 피의자 조사를 시작하면서 검찰과 이 전 대통령 측이 서로 한 치 양보 없는 법리 공방을 벌였다.검찰은 이번 소환조사가 전직 대통령의 사법처리 여부가 갈릴 ‘분수령’이라는 점에서 특수통 부장검사 2명을 투입, 이 전 대통령을 겨냥한 칼날을 드러냈다.이날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의 지휘아래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의 조력을 받아가며, 신봉수 첨단범죄수사1부장과 송경호 특수2부장이 전면에 나셨다.윤 지검장은 검찰 내에서도 ‘강골 검사’로 꼽히는 인물이다. 앞서 MB정부의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사건을 수사하다 검사장 외압 의혹을 폭로해 징계 처분을 받고 좌천된 바 있다. 이후 지난해 국정농단 수사 때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팀장으로 참여, 수사를 총괄 지휘했으며 지난해 5월 ‘검찰의 꽃’인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승진·발탁됐다.한 차장검사는 2016년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 2팀장을 지내는 등 대형 대기업 수사에서 두각을 드러냈던 인사다. 일명 ‘대기업 저격수’로 불리는 한 차장검사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파견돼 삼성그룹 수사를 진행했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피의자 조사도 직접 맡아 구속기소한 바 있다.이에 맞설 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에는 강훈 변호사와 피영현·김병철·박명환 변호사가 합류해 검찰의 칼날에 대응했다.강 변호사는 이명박 정부 초기인 2008~2009년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냈으며 판사 출신으로 법무법인 바른의 창립멤버이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응해, 바른에서 나와 법무법인 ‘열림’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MB정부 시절 바른에서 강 변호사와 호흡을 맞췄던 피 변호사와 김 변호사도 변호인단에 합류했다. 또 MB정부 당시인 2010년~2011년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을 지낸 박 변호사도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검찰 신문 과정에서 교대로 이 전 대통령의 진술을 도운 것으로 전해졌다.이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 과정은 투명한 조사를 위해 이 전 대통령 동의 하에 영상으로 녹화됐다. 이 전 대통령이 조사를 받은 곳은 1001호 조사실로, 1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곳과 동일하다.이 전 대통령은 중앙지검 도착 이후 한동훈 차장검사로부터 조사취지와 조사방식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신봉수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 부장검사와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부장검사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윤 지검장과 한 차장검사는 외부에서 CCTV를 보며 실시간으로 수사를 지휘했다.이 전 대통령은 조사실 바로 옆 1002호에 마련된 휴게실에서 조사 중간중간 휴식을 취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휴식시간에도 변호인들로부터 수사 상황에 대한 대응법을 조력받는 등 검찰수사에 신중하게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과정에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호칭은 ‘대통령님’으로 진행됐으나 조서에는 ‘피의자 이명박’으로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