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美 ‘자동차’ 韓 ‘철강’…줄다리기 팽팽

미국 정부, 한국 자동차 시장 추가 개방
한국 정부, 미국 철강관세조치대상국 제외

2018-03-18     박성수 기자
[매일일보 박성수 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3차 개정협상이 15일과 16일(현지시각) 이틀에 걸쳐 미국 워싱턴 D.C에서 개최됐다.3차 한미 FTA 개정협상에서 한국 정부는 미국 철강관세조치대상국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했으며 미국은 자동차와 부품관련 비관세 무역장벽 해소, 원산지 규정 강화 등을 개선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는 마이클 비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보에게 세탁기·태양광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에 이어 주력 수출품인 철강이 수입규제 대상에 오른 데에 대한 수입규제의 부당성을 역설한 것으로 밝혀졌다.하지만 이틀에 걸친 협상에도 불구하고 양측은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협상대표단은 공식협상은 종료됐으나 이번 주에도 워싱턴D.C.에 남아 한·미 FTA 개정과 철강관세 면제를 연계한 협상을 이어갈 계획이다.한미FTA도 중요하지만 당장 23일로 다가온 철강 관세 시행 이전에 관세조치대상국 면제가 시급한 상황이다. 우리 정부는 세탁기 세이프가드에 대해서는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파악됐다.미국은 수입산 철강관세에 대해 캐나다와 멕시코를 제외하면서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협상을 유리하게 끌어가기 위한 전략을 구사한 바 있다. 이번 한국산 철강관세 또한 한미 FTA에서 미국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연장선으로 바라볼 수 있다.지난 2차 개정 협상에서 미국 측은 자동차의 미국 시장 진출을 억제하기 위해 ‘원산지 기준’ 강화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 수입을 늘리기 위해 배출가스 관련 기준 등을 적극 완화해야한다는 주장을 내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2차 개정 협상은 서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팽팽한 견해 차이만 확인한 채 마무리됐다.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대미 수출흑자는 2년 연속 감소했다.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는 최근 10년간 흑자를 지속했으나 2016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2017년에는 178억달러까지 떨어졌다. 우리의 무역수지 흑자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한때 50%를 상회했으나 지난해에는 20%이하로 하락하며 최근 10년 사이 최저를 기록했다. 우리나라가 미국 전체 무역적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9%로 전년대비 0.9%p 하락했으며 적자상위 10개국 중 10위다. 작년 미국의 무역적자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중국으로 47.1%를 기록했다.자동차, 자동차 부품과 무선통신기기, 철강판 등을 중심으로 대미 수출이 감소하면서 무역수지 흑자가 줄었다. 자동차 및 부품은 미국 현지 자동차 완성차 판매부진에 따라 수출이 감소하면서 2년 연속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다.반면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시장 점유율은 FTA 발효 이전인 2011년 9%에서 작년에는 15.5%로 상승했다.또한 한국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맞설 카드로 미국과 FTA 체결 당시부터 독소 조항으로 꾸준히 거론됐던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제(ISDS)를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ISDS는 우리나라 정부의 법·제도로 손해를 본 미국 투자자가 국제중재기구에서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어 사법 주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양날의 검과 같다.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협상을 두고 철강관세에만 집중하다가 자동차 시장에 피해를 입히는 우를 범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은 대미수출에서 30%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