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구속영장에 떨고 있는 재계

금주 중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 여부 결정
현대차, 롯데, 포스코 등 다수 대기업 연루돼
MB 구속 시 수사 확대 전망…관련자 소환될 듯

2019-03-20     이우열 기자
[매일일보 이우열 기자] 이번주 중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수수 등 혐의들이 일부 대기업과 연관돼있어, 재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향후 이 전 대통령의 구속 여부에 따라 연관 기업들에 여파가 클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20일 업계에 따르면 검찰은 전날 이 전 대통령에 대해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영장 청구서의 양은 총 207쪽으로, 여러 의견서들을 모두 더하면 1000쪽을 넘는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약 110억원의 뇌물을 받았고, 자신 소유의 자동차부품업체 다스를 통해 약 350억원을 횡령한 것으로 보고 있다.먼저, 현대차그룹은 지난 2008년 정몽구 회장의 특별사면을 대가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던 그룹 계열사인 현대엠시트를 다스에 뇌물로 넘기려 했던 정황이 발견됐다. 또한,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임하던 2004년 도시계획 관련 규정을 개정해 현대차 사옥 증축이 가능하도록 도왔고, 현대차는 다스에 일감을 몰아줘 매출 급성장을 도왔다는 의혹도 제기된다.롯데그룹은 ‘제2롯데월드’ 건립 과정에서 이 전 대통령에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근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제2롯데월드 건설추진 관련 여론관리방안’이라는 문건을 공개, 3단계에 걸친 지원방안을 폭로한 바 있다. 제2롯데월드 건립 과정에서 경기 성남 서울공항의 활주로 각도 변경까지 이뤄졌다.포스코는 이 전 대통령의 해외자원개발 사업으로 조성한 비자금과 연관돼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가치가 낮게 평가된 해외기업 및 페이퍼컴퍼니를 구입‧운영하는데 약 1800억원을 썼다는 게 골자다. 또, 1995년 이 전 대통령의 큰형인 이상은씨와 처남 김재정씨의 도곡동 땅을 263억원에 사들인데 있어 땅 매각대금의 일부가 다스에 흘러들어갔고, 논현동 사저 재건축 등에 쓰인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삼성전자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청구서에 직접적으로 이름이 적혔다. 2009년 다스가 BBK에 투자했던 140억원을 돌려받기 위해 김경준 전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비용 60억원을 부담했다는 이유다. 그해 연말 이 전 대통령은 이건희 회장을 사면, 검찰은 당시 삼성이 부담했던 소송비가 이 회장의 사면 댓가라는 주장이다.이외에 ‘사자방’으로 압축되는 4대강 사업‧자원외교‧방위산업과 관련된 비리 의혹들도 다수다. 수십, 수백조의 혈세를 낭비했다는 게 골자다.4대강사업 경우 다수 건설사들에 의한 담합이 적발되기도 했다. 2012년 공정거래위원회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림산업 등 17개 대형 건설사들에 111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현정부는 4번째 4대강 사업 추진실태 감사를 진행 중이다.또한,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 집권 시절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등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69개 해외자원개발에 약 26조984억원을 투자했고, 약 22조4286억원을 손해본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성능이 낮은 저가 제품의 값을 20배 이상 부풀려 구매한 통영함 비리, 밑창이 떨어지는 군용 전투화, 뚫리는 방탄복 등 방위산업 내 비리는 밝혀지지 않은 것들도 많다는 업계 평가다.한편, 이 전 대통령의 구속 여부 및 향후 검찰의 수사 확대 방향에 따라 각종 의혹들과 연관된 기업들의 고위 임원들이 소환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관련 재판 과정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총수들을 비롯한 각 기업별 고위 임원들이 줄줄이 재판 과정에 소환된 바 있다. 당시 각 대기업들은 총수 소환 과정에서 이미지 악화, 회사 경영 차질 등의 문제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지난 2016년 12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 관련 청문회에는 허창수 GS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등 9개 대기업 총수들이 한자리에 모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