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부진 떠넘기는 코레일유통 불공정 계약서 공정위에 적발

2019-03-20 박숙현 기자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매출액을 정해놓고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임차인으로부터 임대수수료를 통해 차액을 받아 챙긴 코레일유통의 불공정 계약이 경쟁당국으로부터 무효 판정을 받았다.공정위는 약관심사자문위원회에서 코레일유통의 전문점 운영계약서(임대차계약서)를 심사한 결과 4개의 불공정약관 조항을 무효로 판단하고 이중 자진 시정한 3개를 제외한 1개 약관을 시정토록 코레일 유통에 권고했다고 20일 밝혔다.공공기관(한국철도공사 100% 지분 소유)인 코레일유통은 현재 역사 안에서 음식·의류·화장품 등을 판매하는 570여개 업체와 계약을 맺고 있다.코레일유통이 이들 업체와 맺은 운영계약서를 살펴보면 전문점 임대료를 정액이 아닌 매출액에 따르도록 산정했다. 그러면서 ‘최저하한 매출액(입찰 참가 시 코레일유통에 제안하는 매출액의 90% 수준)’에 달성하지 못하면 ‘위약벌’이라는 계약서 조항에 따라 업체가 차액에 대한 수수료를 지불토록 했다.예를 들어 A업체가 입찰 시 제안한 매출액이 5000만원이고 임대 수수료율이 20%, 실매출액이 3000만원일 경우, A업체는 임대수수료 600만원에 추가로 위약벌 300만원((4500만원-3000만원)× 20%)을 더 내야 했다. 코레일유통 입장에선 매출액에 상관없이 최저 수수료를 보장받을 수 있는 구조다.이 외에도 코레일유통은 △최저하한 매출액 미달성 또는 전년도 매출액의 90% 미달성시 계약 갱신 거절 조항 △임차인의 임대수수료 감액청구권 미보장 △보험 가입 강제 조항을 계약서에 담았다가 공정위 조사 과정에서 자진시정했다.과도한 임대 수수료 문제는 지난해 국감에서도 지적받은 사안이다. 당시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이 코레일유통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코레일유통 전문점 부문(임대사업 부문) 매출액은 2013년 1747억원에서 지난해 2585억원으로 48%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코레일유통 운영 전문점에서 퇴출당하거나 폐점한 업체 수는 2013년 44곳에서 2016년 77곳으로 늘었다.코레일유통은 과도한 임대료 외에도 역내 전문점 입점 입찰 과정에서 코레일유통 직원이 내부정보를 업체에 사전에 흘린 정황이 경찰 수사에서 드러나 관계자가 입건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