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달린 철마, 남북 장벽까지 뚫을까
2007-05-17 매일일보
【매일일보제휴사=뉴시스】반세기만에 휴전선을 넘은 열차가 남북간 장벽까지 뚫는 동력으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가깝게는 17일 열차시험운행 실시를 조건으로 맺은 경공업 .지하자원개발 합의서가 곧 발효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은 경제협력추진위원회 제13차 회의에서 남측이 의복.신발.비누 생산에 필요한 경공업 원자재 8000만 달러어치를 유상제공하는 대신 북측은 지하자원 개발협력으로 생긴 생산물과 개발권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기존 남북경협 사업이 남측의 투자 위주로 진행됐다면 경공업-지하자원 개발협력은 남북이 서로 모자란 부분을 주고받는 '유무상통'식의 새로운 경협사업이다. 남북은 이미 지난 2일 개성에서 경공업-지하자원 개발협력에 관한 실무협의를 갖고 다음달 25일부터 북측 검덕.룡양.대흥 광산에 대한 공동조사에 착수한 뒤 같은달 27일 경공업 원자재를 실은 첫 배를 북측에 보내기로 했다. 열차시험운행 실시를 조건으로 유보됐던 경공업-지하자원 개발협력이 가동되면서 남북 경협 사업의 새로운 막이 오르게 된 것이다. 또 정부가 목표하고 있는 서울-평양간 정기열차가 운행되려면 노후된 북측 철도 구간 현대화 사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에서 북측에 대한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한시적이긴 하지만 남북장성급회담에서 열차가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하는데 따른 군사보장 조치가 마련된 만큼 한강하구 모래채취. 서해상 공동어로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구역인 한강하구와 서해상은 남북이 대치한 구역이여서 남북은 이 사업에 합의하고도 군사보장조치를 마련하지 못해 추진을 유보했다. 열차시험운행에 따른 군사보장조치를 마련하는데에도 7년이 걸렸지만 일단 전례가 생긴만큼 속도를 낼 가능성이 있다. 한강하구 골재채취.서해상 공동어로 사업이 추진된다면 남북 군사적 긴장완화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