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후암스테이지, 내달 4일 연극 '게팅아웃' 무대 올려

2019-03-23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연극 ‘겟팅아웃’이 4월4일부터 약 열흘간 대학로 후암스테이지1관에서 상연된다.연극 ‘겟팅아웃’은 우리나라에서는 ‘잘자요 엄마’로 잘 알려져 있는 마샤노먼의 첫 희곡작품으로 오랜 감옥 생활 후에 가석방 하여 세상에 나온 한 여인의 이야기이다.과거를 부정하기 하기 위해 이름까지 바꾼 그녀이지만 세상 밖의 사람들은 여전히 그녀를 과거의 인물로 기억하고 대한다.미국 켄터키 주의 루이빌이라는 곳에서 ‘알리’와 ‘알린’이라는 두 여인과 8명의 주변인으로 구성된 원작을 이번 공연에서는 ‘부산’을 배경으로 ‘정미’와 ‘정화’라는 인물로 각색 했다.남성주변인물은 한 명의 남자배우가, 여성주변인물은 한 명의 여자배우가 모두 연기함으로써 정미와 정화의 삶에 끼치는 주변 인물들의 영향을 보다 더 강조했다.
  • - 주인공 정미는 살인죄로 8년간 교도소 생활을 마치고 아들 민이와의 새 출발을 기대하며 부산에 있는 동생집에 기거를 마련한다. 감옥 안에서 목사님의 영향으로 매춘과 폭력을 일삼던 과거의 자신을 버리기 위해 정미에서 정화로 이름조차 바꿨다. 하지만 출소한 첫날부터 집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그녀의 과거를 상기시킨다. 엄마는 정미가 아버지로부터 당한 성폭력의 기억을 상기시키며 냉담한 모습으로 그녀를 대하고, 옛 애인이었던 갈태는 범죄를 저질렀던 그녀의 모습을 상기시키며 다시 매춘을 제안한다. 오랫동안 그녀를 돌봐왔던 교도관 현석은 끊임없이 추근거린다. 정화가 아무리 새 사람으로 변화하려 해도 그녀는 여전히 주변사람들에겐 과거의 정미인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정화는 극심한 정체성의 혼란을 겪게 된다. 정화는 자신과 같은 재소자였던 윗층 집 희주에게 자신의 난폭했던 과거와 오랜 독방 생활을 고백하며 오열한다. 그런 정화에게 희주는 과거의 자신을 사랑하라고 조언해 준다. 
 이 공연은 아무리 새롭게 살아보려고 애써도 현실은 감옥의 삶보다 낫지 않지만 진짜 감옥(부정하고픈 과거의 ‘나’)에서 나오는 방법은 자신의 과거를 지우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이루어지는 것임을 이야기 하고 있다.극단 <새가핀다>와 창작집단 <동네한바퀴>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이번 연극은 예술의 전당, 세종문화회관 등 대형 무대에서 오페라연극과 정극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이주아가 연출을 맡아 새로운 ‘겟팅아웃’을 선보인다.과거의 정미 역은 ‘그을린 사랑’과 ‘이’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 배우 이다아야가 열연을 하며 현재의 정화는 ‘레이디 멕베스’‘억척어멈’ ‘아르까지나’ 등 개성 있는 인물을 주로 연기한 배우 황선영이 맡는다.정미와 정화의 주변인물들은 연기경력 20년 차의 실력있는 배우들이 맡아 극의 완성도를 높인다. 엄마, 희주, 교장 등 여성인물을 연기하는 배우 정란희는 대학로연극계에서 다양한 작품으로 오랫동안 활동해 온 배우로서 각기 다른 인물들을 자신만의 노련미로 신뢰감 있게 표현한다. 주인공 정화와 정미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남성들은 뮤지컬과 연극, 영화, 드라마 등 장르를 넘나드는 실력파 배우 주연우가 맡아 열연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