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무역전쟁 발발] 한국 '반도체 삼각무역' 최대 위기

美, 중국산 제품 제한 두면 국내 업체도 타격
中 ‘미 국채 매각’ 최후 보복 가능성도

2019-03-25     이근우·이우열 기자
[매일일보 이근우 기자] 세계 경제의 양대 축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면서 우리 산업계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2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이 최대 600억달러(약 65조원)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물리는 ‘중국의 경제침략을 표적으로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며, 중국은 미국산 10억달러에 달하는 120개 품목에 15%의 관세 및 20억달러에 이르는 8개 품목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보복 조치를 발표했다.통상 전문가들은 미국의 대(對)중 무역제재가 우리나라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인 관세 부과 품목이 나오지 않아 정확한 수치를 예측하기 힘들다면서도, 우리나라가 중국에 수출하는 중간재 등의 피해가 클 것으로 내다봤다.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한국 반도체도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한국의 대중 중간재 수출 규모는 920억달러로, 이 중 반도체 비중은 약 25%다.중국의 대미 수출 품목에서 가장 비중이 큰 것은 ‘전자기기’로 한국에서 수입한 반도체 부품을 사용해 컴퓨터, 휴대폰, TV 등을 제작한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 수입에 제한을 둘 경우 국내 업체들 역시 타격을 볼 수밖에 없다.이에 지난 23일 삼성전자[005930]는 전일 대비 3.98% 하락한 248만6000원, SK하이닉스[000660]는 전일 대비 6.21% 하락한 8만3100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각각 13조2200억원, 4조원 감소했다.윤여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중국 수출품 중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 수준인 만큼 미국의 대중국 무역제재조치 심화는 한국의 대중국 수출을 감소시킬 것으로 전망된다”며 “미국과 중국의 통상 갈등은 한국기업의 중국 진출을 가로막을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실제로 중국 화웨이는 미국 시장 진출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현지 이동통신사 AT&T, 버라이즌에 이어 소매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도 화웨이 제품 판매 중단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한국 반도체 업체도 대중 반도체 수출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커졌다.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무역전쟁에서 무엇보다 중국이 가진 최후의 보복 수단은 미 국채 매각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중국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조2000억달러(약 1300조원)에 달하는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만약 중국이 미 국채 매각에 나선다면 미 국채 가격은 크게 떨어지고 반대로 국채 금리는 급등할 수 있다.전문가들은 “미 국채 금리의 급등은 시중금리의 전반적인 상승을 불러와 미국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