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경찰 수사권 조정 백지화 아냐"
"국회 사개특위 논의 통해 검경수사권 접근하겠다" / 한국당 비판 황운하 청장 겨냥 "전형적인 정치공작적 행태"
2019-03-26 박규리 기자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김기현 울산시장에 대한 수사를 계기로 '경찰 수사권 독립'을 재검토하겠다는 초강수를 뒀던 한국당이 26일 "국민적 공감대와 균형감을 상실하지 않고 검경수사권 문제에 접근해 가겠다"며 한 발짝 물러나는 모양새다.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황운하 울산경찰청장을 겨냥 "정치공작"이라고 규정하면서도 "황 청장이 경찰 수사권 독립의 신봉자라는 점과 별개로, 한국당은 국회 사개특위 논의를 통해 국민적 공감대와 균형감을 상실하지 않고 검경수사권 문제에 접근해 가겠다"며 사건 수습에 몰두했다.당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당은 앞서 22일 홍준표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우리당 후보들에 대한 야당 탄압식 내사 및 수사와 울산경찰청장의 이기붕 말기 행태를 보니 경찰에게 그런 권한을 주는 것은 위험하기 짝이 없고 시기 상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 이후 일선 경찰관들로부터 엄청난 항의를 받았다. 이렇듯 경찰 조직과 한국당이 전면적 양상으로 치닫자 김 원내대표가 진화에 나선 것이다.경찰이 한국당에게 집단 항의표시를 보낸 데에는 단순히 경찰 수사권 독립을 문제삼아서 만은아니다. 국회 사법개혁특위 간사이기도 한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같은날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권력에 굴종하는 경찰을 어떻게 믿고 수사권을 독립시켜주겠느냐"며 경찰을 '정권의 사냥개'로 규정했다. 이어 "사냥개가 광견병에 걸렸다.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는 등 원색적인 표현을 써가며 경찰을 비판했다.김 원내대표는 이날 경찰 조직이 아니라 황 청장이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경찰 조직 간부로서 부적절한 정치적 개입과 정치적 행태를 보여왔다"며 비판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당의 특정 후보와 수차례 회동하고, 한국당 소속 김기현 울산시장의 지방선거 공천이 확정되는 날 울산시청 압수수색을 강행하는 등 부적절한 처신으로 일관했다는게 그의 주장이다.그는 특히 "황 청장은 자신을 겨냥한 장제원 수석대변인의 논평에 대해 '조직 전체'가 모욕을 당했다며 일선 경찰을 선동하고 있다"며 "사안을 침소봉대해 이번 사안과 무관한 경찰을 선동하고 나서는 것은 전형적인 정치공작적 행태"라고 말했다. 나아가 "김 시장 압수수색 건의 본질은 황 청장과 민주당 유력 울산시장 후보인 송철호 변호사,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의 삼각 커넥션에 의해 발생한 문제"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