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나면 한국 대중수출 20% 감소”
전체 수출은 5% 감소 / 금액은 30조 이상 감소 / 전기장비·IT·유화 큰 피해
2018-03-26 김나현 기자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본격화될 경우 한국의 대중수출이 지난해 기준 20% 감소하고 전체 수출규모도 5% 감소할 것이라는 추산이 나왔다.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경제가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를 뒷받침하는 내용이다.26일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예정대로 중국 수입품에 대한 보복관세를 단행할 경우 미국의 대중국 수입이 10% 감소하고, 중국 수입품의 중간재를 수출하는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은 282억6000만 달러(약 30조4925억원)가 감소하게 된다.이는 세계 산업연관표를 이용 산업연관분석을 통해 미국의 대중국 관세부과 조치와 중국의 대미국 관세 부과조치가 한국의 대중수출과 대미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한 결과다.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 수입품의 약 10%에 달하는 500억 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대해 25%의 관세 폭탄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중국 상무부가 3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돼지고기와 철강 파이프·과일·와인에 15∼25% 관세를 각각 부과하겠다고 맞서면서 미중 무역전쟁은 본격적으로 불붙었다.한편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 감소폭은 우리나라의 지난해 기준 대중국 수출액 1421억2000만 달러의 19.9%, 지난해 기준 총수출액 5736억9000만 달러의 4.9%에 달하는 규모다.한국의 대중국 수출품목 중에는 전기장비·IT·유화산업이 상대적으로 피해를 크게 입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중국 수출품목별 수출액 감소액수를 보면 전기장비 수출액이 109억2000만 달러 줄어들어 가장 크게 감소했다. 이어 IT(56억 달러 감소), 유화(35억2000만 달러 감소), 기계(27억2000만 달러 감소), 경공업(23억6000만 달러 감소) 순이다.대중국 수출품목별 수출감소율을 보면, 기계와 전기장비가 21.8% 줄어 가장 감소폭이 컸고, IT(21.5% 감소), 기타운송(21.1% 감소), 금속(20.3% 감소) 등 상당수 품목에서 감소폭이 20%를 웃돌았다. 또 유화(13.5% 감소)나 경공업(18.7% 감소), 자동차(19.7% 감소) 등도 감소폭이 컸다.반면 중국의 미국에 대한 관세부과는 우리나라의 대미수출에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추산됐다. 중국의 대미국 수입이 30억 달러 상당인 2.3% 줄어들 경우 한국의 대미국 수출피해액은 1억 달러 미만이라는 추산이다.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중 무역전쟁 발발시 한국의 대중국 수출에 대규모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민관이 관련 정보를 공유하되 미국시장 내 한중간 경합도가 높은 품목에서 반사이익을 거둘 수 있도록 우리 수출품의 미국시장점유율을 높이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며 "인도, 아세안 등 성장잠재력이 높은 신규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고 수출시장의 외연을 확장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