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예술센터, 곰 신화 각색극 '웅녀신화' 내달 5일 무대 올려
연극 '손님들'로 지난해 주요 연극상 휩쓴 고연옥 작가와 김정 연출의 두 번째 작품
2019-03-27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남산예술센터는 2018 시즌 프로그램으로 프로젝트 '내친김에'와 공동제작한 벽산희곡상 수상작 <처의 감각>을 다시 원작으로. 각색해 오는 5일 부터 15일까지 무대에 올린다.‘처의 감각’이란 약자의 감각.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건져 올릴 수 있다는 ‘회복의 희망’을 상징한다. 주인공 곰아내 役에 현대무용가 윤가연이 무대에 올라 희곡이 품고 있는 생명력을 감각적으로 표현해 냈다.강력사건과 신화를 미묘하게 결합해 독특한 작품세계를 선보이고 있는 고연옥 작가는 <처의 감각>에서 자신의 아이를 버리는 모성과 웅녀신화를 결합시킨다.삼국유사 웅녀 신화를 모티브로 한 이 작품은 ‘인간의 반은 곰’이라는 무의식에서 출발해, 곰의 감각을 잃어버린 지금의 인간이 타자를 끊임없이 약자로 만들고 짓밟는 본성에 대해 경고한다.어린 시절 곰과 살았던 여자가 곰을 버리고 인간세계로 들어갔지만, 인간들의 잔인한 본성에 환멸을 느끼고 인간세계에서 가장 약한 존재가 되어 다시 곰의 세계로 들어가는 여정을 그린다.고연옥 작가는 “약자에게 공감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에서 약자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살아갈 때, 우린 지금보다 조금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한다. 연출가 김정은 여자(곰아내)와 남자(남편)가 만나게 되는 인물군상을 통해 자신의 감각을 지키려 몸부림치는 여자와 자신의 감각으로부터 도망치려는 남자를 오버랩시킴으로써, 인간세계를 겪고 곰의 세계로 돌아가려는 여자가 품고 있는 강한 생명력과 근원의 회복을 드러낸다.<처의 감각>은 2015년 벽산희곡상 수상 이후 2016년 남산예술센터 시즌 프로그램 <곰의 아내> ‘각색공연’과 <처의 감각> ‘희곡집’으로, 2017년 남산예술센터 서치라이트 <처의 감각> ‘낭독공연’으로, 그리고 올해 남산예술센터 시즌 프로그램 <처의 감각> ‘원작공연’으로 매년 관객과 만나고 있다.또한 이 작품은 독일 하이델베르크 극장 <하이델베르크 희곡축제(Heidelberg Stückemarkt)>에 공식 초청돼 오는 4월 말 독일어 낭독공연을 연다. 완성된 무대공연이 아닌 희곡 형태로 우리나라 창작희곡의 동시대적인 교류가 진행된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4월 14일 공연이 끝난 후 이어지는 ‘관객과의 대화’에서는 고연옥 작가, 김정 연출, 출연배우 등과 함께 작품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다. 당일 공연을 관람한 관객이라면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4월 15일 에는 1962년 완공된 최초의 현대식 극장인 남산예술센터의 역사와 무대 뒤를 엿볼 수 있는 극장 투어 프로그램 ‘어바웃스테이지’도 준비됐다. 남산예술센터 누리집에서 사전 신청해 참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