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금호타이어, 결국 법정관리 가나

노조, 데드라인(30일) 당일에도 3차 총파업 예고
타이어뱅크 인수는 현실성 없어…법정관리 유력

2019-03-28     박주선 기자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국내 타이어 유통업체인 타이어뱅크의 합류로 금호타이어 인수전이 혼란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노조가 회사의 운명이 결정되는 데드라인 당일(30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채권단은 해외 매각 시한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라 금호타이어의 법정관리는 불가피할 전망이다.28일 금호타이어 노조에 따르면 광주·전남 곡성 공장 조합원 3000여명은 오는 30일 3차 총파업에 나선다. 조합원들은 이날 오후 2시께부터 광주공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해외 매각·법정 관리 반대, 국내 기업 인수를 촉구할 예정이다.노조 관계자는 “더블스타로의 매각은 국내공장 폐쇄와 기술 유출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며 “정권과 채권단이 해외 매각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현재 금호타이어 채권단과 노조는 해외매각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채권단은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중국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반면, 노조는 기술유출 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주장하고 있다.전날인 지난 27일 타이어뱅크가 돌연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새 국면을 맞았지만, 업계에서는 자금 동원력이 충분하지 않은 타이어뱅크의 인수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실제로 타이어뱅크는 2016년 기준 총자산이 3639억원, 현금성 자산은 191억원에 불과하다. 같은기간 매출은 3729억원, 영업이익은 664억원에 그친다. 앞서 금호타이어 주채권 은행인 KDB산업은행과 더블스타가 합의한 금호타이어 인수 금액인 6463억원을 조달하기엔 역부족인 모습이다.김종호 금호타이어 회장도 타이어뱅크가 데드라인을 고작 3일 남겨두고 인수 의향을 밝힌 것에 대해 “금호타이어가 골든타임을 놓치고 법정관리로 들어가도록 조장하는 셈”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산업은행 역시 타이어뱅크가 공식적인 인수의향서를 보내지 않았고, 인수의향서를 보내더라도 해외 매각 시한일정(30일)은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금호타이어는 당초 산은이 최후 통첩한 오는 30일까지 노사 경영정상화 계획과 해외매각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채권 만기 연장이 중단된다. 현재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금호타이어 입장에서 이는 곧 법정관리를 뜻한다.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로 가게 되면 청산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법원이 회사의 존속 또는 청산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데,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외부 회계법인의 실사 결과 계속 기업가치(4600억원)가 청산가치(1조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업계 한 관계자는 “타이어뱅크는 자금력이 충분치 않아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기엔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많다”면서 “노조가 채권단이 최후 통보한 오는 30일에도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어, 사실상 금호타이어의 법정관리 수순이 현실화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