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 ‘은둔’에서 ‘광야’로 뛰어나오는 까닭은
태광산업 창사이래 첫 IR개최 계획…기업지배구조 개선 본격화 시동거나
2008-05-25 송문영 기자
일각, 장하성 펀드의 입김인가 관측 제기
태광 “회사에 대한 정보제공 차원일 뿐”
태광산업은 지난 10일 기업설명회 마련을 위해 전담팀을 꾸리고 준비작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1961년 ‘태광산업주식회사’로 법인을 설립한 태광산업은 여태껏 단 한번도 기업설명회를 마련한 적이 없어 이번 IR 개최배경을 두고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태광산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KCGFㆍ일명 장하성 펀드)가 입김을 불어넣은 것 아니겠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지만, 태광산업 측은 “일반 주주와 기관투자자들에게 회사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마련한 자리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창사 이래 최초 IR 개최 ‘눈길’
태광산업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달 IR팀을 만들어 언론계 출신 임원을 팀장으로 선임하고 다른 상장기업들의 IR행사에 참관하는 등 기업설명회 개최 노하우를 습득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현재 대부분의 기업들은 IR을 통해 자신들의 경영내용과 미래 전망에 대한 정보를 투자가들에게 제공하고, 이를 통해 기업의 자금 조달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주식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의 경우 주가관리 등을 위해 정기적인 IR을 마련하는 것은 필수적이다.그러나 태광산업은 자산규모 1조6천156억원을 보유하고 국내 재계순위 158위에 올라있는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단 한번도 자신들의 경영내용을 주주들에게 공식 설명한바 없어 이번 IR 준비에 대한 환영의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이와 함께 ‘왜 갑자기 IR을 마련하기로 했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증폭되고 있다.현재 업계에서는 태광산업의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장하성 펀드의 위력’ 때문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태광산업은 지난 2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장하성 펀드의 요구사항을 전면 수용한바 있다. 장 펀드 측은 태광산업에 ‘주주 중시 경영’을 강조하면서 장 펀드 측이 추천한 전성철 세계경영연구원 이사를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선임할 것과, 감사위원회 신설 및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 구성 등을 요구했다. 태광산업 계열인 대한화섬 역시 주주총회를 통해 장 펀드 측이 추천한 김성은 경희대 국제경영학부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기업지배구조 개선’이라는 캐치프라이즈에 걸맞게, 장하성 펀드가 태광산업의 경영구조 전반에 관여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