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동 금융위원장 "금융사 전산시스템 관리 허술하다"

2012-04-18     이황윤 기자
[매일일보] 농협의 전산 사고로 인한 금융거래 차질이 7일째를 맞고 있는 가운데,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 등 금융 당국의 양대 수장이 금융권의 부실한 전산망 관리 실태에 일제히 불만을 토로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18일 농협 전산망 장애를 비롯해 최근 잇따르고 있는 금융권 정보통신(IT) 보안시스템 문제와 관련해 "고객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금융회사에서 전산시스템 문제가 불거져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 날 오전 권혁세 금융감독원장과 함께 우리·신한·하나·KB·산은 등 5개 금융지주회사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금융사의 허술한 전산시스템에 대해 지적했다.

권혁세 금감원장도 조찬간담회 전 기자들과 만나 "현재 금융사들의 IT 보안 인력과 예산이 취약한 것이 사실"이라며 "금융당국과 회사가 관심을 갖고 IT 보안 쪽을 증액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삼부토건 등 중견 건설사의 연쇄 부도사태와 관련해 "법정관리를 최근 신청한 삼부토건 사례에서 보듯 금융권의 지원이 소극적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부분이 건설사의 경영에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카드업계의 과열경쟁 양상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김 위원장은 "2003년 카드대란이 국내 금융시장에 극심한 혼란을 가져왔는데, 최근 카드시장에 과당경쟁 조짐이 보이고 있다"며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금융권이 실물경제를 제대로 지원하고 있는지와 가계부채 심화에 따른 건전성 확보 여부에 대해서도 다시 들여다봐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금융지주사가 금융시장과 산업에 핵심이 되므로 시장의 발전과 안정에 기여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