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신임 걸린 경남지사에 친문핵심 김경수 등판

무소속 김두관에 1패 뿐 진보정당 무덤 / 문대통령 홍대표 고향 자존심 건 대결 / 대선서 보수 박빙 우세 판 뒤집힐 가능성

2018-04-01     윤슬기 기자
[매일일보 윤슬기 기자] 부산‧경남(PK) 지역은 민선 1기 지방선거 이후부터 보수정당이 독점해온 ‘보수의 성지’이다. 1995년 이후 치러진 20차례의 PK 지역선거에서 보수정당의 후보들이 19차례나 승리한 곳이기 때문. 단 한번의 패배는 2010년 경남지사 선거로 당시 승자는 무소속 김두관 후보였다. 이처럼 PK 지역은 보수정당에게 각별한 곳이다. 그런 PK가 흔들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등 여권에 대한 지지도가 높아지면서 정치성향이 중도와 진보쪽으로 옮겨가면서 생긴 현상이다. 특히 문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알려진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남지사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보수의 최후 방어선인 PK지역의 선거판도가 변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문 대통령의 고향은 경남 거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고향은 창녕으로 양측에게 경남지사 선거는 자존심을 건 대결이다. 특히 대선 출마를 위해 경남지사 자리에서 물러난 홍 대표는 경남지사 선거 결과에 자신의 신임 여부를 연계한 상태다.▮ 노무현 마지막 비서관 김경수 이르면 2일 출마선언1일 민주당에 따르면 김 의원의 출마 시기는 이르면 2일이 될 전망이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공민배 전 창원시장, 권민호 전 거제시장, 공윤권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이 예비후보 등록을 한 상태다. 김 의원은 주말 이들을 만나 조율작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그간 당내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자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 의원의 ‘차출 필요성’을 제기해왔다. 당초 김 의원은 의원직을 중도사퇴하고 지방선거에 나가는 것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었지만, 당과 지역에서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출마하는 쪽으로 마음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은 문 대통령의 연고지인 PK에서 승리해야 국정개혁 추진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 김 의원의 출마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PK에서 2016년 4월 총선과 지난해 5월 대선의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여당에게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민주당은 총선에서 부산 5명, 경남 3명의 당선자를 배출했고, 문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당시 부산에서 1위, 경남에서 2위를 기록했다. 즉 대구·경북을 제외한 전국 광역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경남에서 문 대통령이 1위 자리를 내줬지만 득표율 차이는 미미했다.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이명박 전 대통령까지 비리 혐의로 구속되면서 보수색이 짙었던 경남이 중도와 진보 성향 쪽으로 이동하는 양상이다. 이런 기류를 바탕으로 민주당은 경남지사 선거를 통해 ‘정권교체를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한국당, ‘김태호’ 전 의원 공천으로 홍준표 재신임 승부수그러나 오랜 시간 텃밭을 사수해온 한국당으로선 경남지사 자리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일념으로 경남지사 선거에 사활을 걸고 있다. 홍 대표는 경남지사 선거에서 자신의 재신임을 묻겠다는 등 비장한 각오를 보이며 승부수를 던졌다.홍 대표는 지난달 27일 경남 김해를 방문해 “이번 경남지사 선거는 제1야당 대표 홍준표의 신임을 걸고 치를 것”이라며 “재신임에 적합한 분을 지사 후보로 내고 그와 함께 선거를 치른다기보다도 직접 경남선거 재신임 여부를 고향 사람들에게 한번 물어볼 것”이라고 했다.이에 한국당은 경남지사 후보로 김태호 전 의원의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 당초 한국당의 경남지사 후보로는 박완수 의원이 거론됐지만, 그도 두 차례나 불출마 의사를 밝히며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홍 대표가 힘을 싣고 있는 최측근 윤한홍 의원도 경남지사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김 전 의원이 강하게 부각되는 것이다.경남출신 한국당 의원들은 지난 30일 모임을 갖고 김 전 의원을 설득했고, 김 전 의원은 최근 홍 대표와 만나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오는 10일을 전후에 출마 결심 시기에 대해 최종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