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은사, 성삼재 국도...참사 예견된 '마(魔)의 고개'

2007-05-26     매일일보
【매일일보제휴사=뉴시스】25일 체험학습단 수송버스 추락 참사가 발생한 전남 구례군 천은사-성삼재간 국도 861호선(일명 지리산횡단도로)은 대형 참사의 위험이 늘 도사린 '마(魔)의 고개'로 통한다. 평균 경사도가 20-30도로 가파른데다 구불구불 급커브길이 많아 안전사고의 위험이 상존해서다. 1988년 개통된 이후 몇해동안은 한달 평균 1-2번꼴로 크고 작은 사고가 났다. 경찰과 자치단체, 국립공원관리소측이 가드레일과 반사경을 늘리고, 안전운전을 당부하는 현수막을 군데 군데 내걸면서 통계상 사고가 줄었으나, 여전히 한해 3-4건의 추락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사고 원인은 대부분 브레이크 파열. 해발 1000m고지인 성삼재에서 해발 200m의 천은사까지 거리는 대략 14km. 차량으로 20-30분 거리다. "줄곧 가파른 내리막길이어서 단 1초도 긴장의 고삐를 늦출 수 없다"는 게 운전자, 특히 대형 버스기사들의 한결같은 푸념이다. 천은사 매표소 한 직원은 "매년 봄, 가을철이면 노고단 등반을 위해 전세나 스쿨버스로 체험학습 오는 학생들을 많은데 오를 때와 달리 내리막길 버스를 보면 브레이크를 과도하게 밟아선지 검은 연기와 '끽끽'소리가 요란하게 나곤 한다"고 귀뜸했다. 국립공원 남부사무소 한 관계자는 "워낙 험한 길이다 보니 일단 사고가 터지면 참사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며 "폭설, 폭우 때면 예외없이 전면 통행금지를 실시하고 있으나, 사고는 좀처럼 끊이질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립공원측은 익산국토관리청, 지방자치단체, 경찰청 등과 협조, 지난해부터 천은사-성삼재간 도로를 폐쇄하는 대신, 안전이 보장된 셔틀버스를 대체운행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나 실현 여부는 미지수다. 천은사 종무소 한 관계자는 "성삼재쪽에서 내려오는 대형 차량들을 볼 때면 아찔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며 "인명피해는 물론 산림자원 보호를 위해서라도 어떤 식으로든 통행 제한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지리산 성삼재에는 차량운전자를 중심으로 한해 130만-140만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으며 이 중 40만-50만명은 천은사-성삼재 코스를 이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