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국내 생리대 판매 시장 1위 기업인 유한킴벌리가 제품 가격 인상을 남용했다는 문제 제기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는 관련법 위반으로 볼 만한 법률상 근거가 없다며 이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고 조사를 마무리했다고 4일 밝혔다.공정위가 2010년 1월부터 2017년 8월까지 유한킴벌리가 생산·판매한 127개 제품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7년 7개월 동안 총 140차례 가격을 인상했다. 이 가운데 102차례 인상은 모두 신제품·리뉴얼 제품이었고, 최대 가격 인상률은 77.9%로 기존 제품보다 더 높은 인상률을 보였다.그러나 공정위는 관련법 시행령의 규제 대상이 기존 가격을 ‘변경’하는 행위로 제한하고 있어 규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유한킴벌리의 가격 인상 대상 제품이 대부분인 신제품·리뉴얼 제품은 규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또 가격 인상률도 재료비, 제조원가 상승률과 비교해 현저히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공정거래법 시행령에 나와 있는 ‘수급의 변동이나 공급에 필요한 비용의 변동에 비하여 현저하게 상승시키거나 근소하게 하락시키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또 언론과 국회 등에서 지적했던 원재료 구매단가와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대비 상승률에 대해서도 다른 조사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생리대 원재료의 수입물가지수가 하락했지만, 유한킴벌리의 원재료 구매단가는 반대로 상승했고, 생리대 소비자물가지수가 크게 상승했지만, 유한킴벌리의 공급가격 인상률은 그보다 낮았다고 결론 내렸다.이 외 가격상승률이나 영업이익률도 경쟁사와 대비해 높게 인상하지 않아 소비자의 이익을 저해했다고 보기 어렵고, 오프라인 대리점에 부당한 가격차별 등 사업활동방해 여부도 조사했으나 오프라인 대리점 수 등을 볼 때 뚜렷한 증거가 없다고 봤다.앞서 유한킴벌리는 지난 2016년 5월말 여중생 깔창 생리대 보도가 난 직후인 6월에도 생리대 가격 인상을 시도하다가 국정감사에서 '가격 대폭 인상' 지적을 받았고 공정위는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