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조 이성계 건원릉, 한식맞아 ‘함흥 억새’ 자르고 새 단장

조선왕릉관리소, 건원릉 청완예초의(健元陵 靑薍刈草儀) 행사 개최 4.6

2019-04-06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문화재청 조선왕릉관리소는 4월 6일 한식(寒食)을 맞아, 구리 동구릉(사적 제193호) 내에 위치한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健元陵) 봉분을 덮고 있는 억새(청완, 靑薍)를 자르는 ‘청완예초의(靑薍刈草儀)’ 행사를 진행한다.태조 이성계(太祖 李成桂, 1335~1408)는 세상을 떠날 때 고향인 함흥에 묻히길 원했으나 이를 따르지 못한 아들 태종(太宗 李芳遠, 1367~1422)이 함경남도 함흥 땅의 억새로 봉분을 조성했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건원릉의 봉분은 잔디를 입히는 다른 무덤과는 달리 억새로 떼를 입혔기 때문에 봉분의 사초(莎草)가 무성했다고 밝히고 있다.이 기록에 따르면 건원릉의 사초(莎草)는 태조의 유교(遺敎)에 따라 ‘북도청완(北道靑薍)으로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북도(北道)란 우리나라 동북면(東北面), 곧 함경도 지방을 말한다.건원릉을 제외한 다른 능들의 봉분은 잔디로 덮여 있어 5월부터 9월까지 5~7차례 깎지만, 건원릉의 봉분은 한식날 단 한 차례 예초(刈草, 풀베기)를 한다. 조선왕릉관리소는 오랜 전통으로 이어져 온 이 의식을 8년 전부터 절향(節享, 계절에 따른 제사)인 봄 제사로 거행해 왔다.
조선왕릉관리소는 지난해부터 일반 시민과 학생들이 행사의 제관으로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사전 신청을 거쳐 고등학생(3명, 남성)과 일반인(3명, 남성)등 모두 6명의 제관을 선발했다.예초의식은 6일 오전 9시 30분부터 능 윗부분의 억새를 베는 것으로 시작된다. 풀을 벤 후에는 10시 30분에 제관의 행렬이 재실(齋室)을 출발하는 것을 시작으로 1년간 자란 억새를 제거했음을 알리는 고유제(告由祭)를 지낼 예정이다. 제사가 끝나면 조선왕릉 제향(祭享)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음복(飮福)행사도 함께 진행된다.특히, 올해는 동구릉이 무료로 개방되면서 동구릉 안에 있는 건원릉 능침도 무료로 개방된 만큼, 관람객들은 건원릉 청완예초의 역사해설을 듣고 봉분 보식용 청완(억새)도 운반하는 체험행사를 즐길 수 있다.행사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조선왕릉 누리집(소통마당-행사안내)을 참조하거나 전화(☎031-563-2909)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