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盧 훈수정치’ 약발 안 먹힌다

민주당도 ‘반기’들고 ‘반노진영’의 입지만 넓혀

2007-05-30     김희원 기자

‘김대중-노무현’ 전현직 대통령이 정치 무대를 휩쓸고 있다.

공식적인 언급은 ‘정치 불개입’ 입장이지만 이와는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의 ‘훈수정치’는 도를 더하고 있다.
그동안 계속해서 “대통합”과 “일대일 양당구도”로 대선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던 김 전 대통령은 최근 독일 방문 이후 발언이 더욱 더 구체화됐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19일 독일 방문을 마치고 중도개혁통합신당 신국환 통합추진위원장을 만나 “좌우간 내가 바라는 것보다 국민이 바라는 것을 해야 한다”며 대통합을 주창했다. 민주당 박상천 대표의 ‘소통합’에 제동을 건 것이다.

25일 열린우리당 김혁규 의원을 만나서는 “양당 체제가 성립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언급했고 26일 정동영 전 의장에게는 ‘사생결단’이라는 표현을 써 가며 대통합을 강조했다.
28일에도 중도개혁통합신당 김한길 대표에게 “대통합의 길을 열기를 바란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노무현 대통령도 통합신당 논의를 “지역당”으로 규정, 탈당파들을 향해 “파괴의 정치”라고 비판하는 등 여권을 흔들어댔다.
그러더니 지난 5.18에는 광주에 내려가 “통합의 대세를 따르겠다”고 대통합 수용 입장을 밝혔다.

박상천, DJ만나 “대통합 성사되기 어렵고 부작용도 많다” 그러나 ‘DJ-盧’의 훈수정치는 약발이 먹혀들지 않고 있다.

우선 민주당은 김 전 대통령의 ‘대통합’ 메시지에 오히려 반기를 들었다.
박상천 대표는 28일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나 ‘소통합’ 후 ‘대통합’, 후보단일화 입장을 명확히 했다. ‘대통합’을 해야 한다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각과 다른 것이다.

박 대표는 김 전 대통령에게 “저희는 중도개혁세력을 통합하고 후보단일화를 이뤄내면 능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통합은 여러 가지로 볼 때 성사되기 어렵고 부작용도 많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미스터 쓴소리' 조순형 의원도 김 전 대통령의 ‘정치 개입’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조 의원은 “전직 대통령이 통합의 방법까지 제시하고 예시하는 것은 지나친 간섭으로 대단히 잘못됐다”며 “전직 대통령이 현실 정치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국민정서를 봐서라도 자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민주당은 당당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 김 전 대통령에게 의존하는 자세에서 벗어나 독립해서 올바르게 나가야 한다"며 "잘못한게 없는 한 김 전 대통령의 한마디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런 흐름은 이미 지난 4.25 재.보선 당시 무안.신안에 출마한 김홍업씨 민주당 공천을 놓고 ‘반기’를 들었던 것에서부터 나타났다. 여권도 말로는 ‘대통합’을 주장하면서도 ‘소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열린우리당도 ‘대통합’ 주장과는 달리, 사실상 열린우리당 중심의 통합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고 중도개혁통합신당도 민주당과 ‘소통합’ 진행시키고 있다.

'정동영,김근태,손학규‘ 반격, 친노도 ’당 사수‘ 미련 못 버려

노무현 대통령의 영향력도 마찬가지다. 노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정치권이 ‘휘청’거리고 있는 듯하지만 노 대통령의 생각대로 정치판이 돌아가고 있지는 않다. 노 대통령이 말 한마디 한마디를 내뱉을 때마다 통합파의 반발은 더욱 더 거세졌다.

노 대통령의 ‘정동영, 김근태, 손학규’ ‘찍어내기’도 오히려 이들을 자극해 ‘반노진영’을 결집시키는 역기능을 하고 있다.
‘정동영, 김근태, 손학규’ 진영도 “대통령은 정치에 개입하지 말라“며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와 함께 개혁당파를 중심으로 한 ‘친노파’들은 노 대통령의 ‘대통합’ 선회 입장에도 불구하고 ‘당 사수’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최근 한 친노주자는 기자들과 만나 “열린우리당을 대거 탈당해도 열린우리당을 유지시켜 재창당, 리모델링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노 대통령이 ‘지역당’을 반대한다고 밝혀오다 최근에는 ‘대세를 따르겠다’고 밝히고 있어 ‘노심’이 헷갈린다”고 주장하기도 했다.유시민 전 복지부장관도 “(전당대회에서 대통합 결의)그런 결의가 완벽한 민주적 절차를 거쳤다고 보기 힘들고 저 개인적으로 달리 생각하는 부분 없는 것 아니지만 대통합 결의는 원칙적으로 존중한다는 입장이다”고 마지못해 ‘대통합’에 동의한다는 뜻을 피력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기자에게 “김대중, 노무현 전현직 대통령의 약발이 안먹히는 것은 사실상 18대 총선 지역구 문제 때문이다”며 “의원들에게 목숨과도 같은 ‘뱃지’가 대통합을 가로막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폴리뉴스/(구)e윈컴정치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