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실 통폐합 "문호개방" vs "맹탕브리핑"
찬성측 "언론탄압 아니다"...반대측 "국민 알권리 보장되지 않아"
2008-06-01 매일일보
◇ 찬성측 "정보 독점을 공유로...언론 탄압 아니다"
양 비서관은 "적지 않은 부처의 기자실이 일부 유력 언론사 중심의 폐쇄적 기자실로 회귀한 측면이 있다. 군소.신생 언론사의 취재 제한이 있다"며 "적어도 정부는 국민들이 통합적.종합적 시각에서 보다 많은 정보를 습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번 방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양 비서관은 "다만 선진국 사례를 보아 기자들이 부처 출입을 하고 공무원을 만나는데 절차를 갖춰서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비서관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자들의 공간은 일부 유력 언론사를 위해 마련된 것이 아니다"면서 "보다 많은 언론사들이 출입하고 취재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하겠다는 것인데 이를 왜 언론탄압이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양 비서관은 이어 경찰서 기자실 폐쇄에 대해 "우리나라 경찰 기자들의 취재에 인권문제가 위주였던 것은 옛날 일"이라면서 "피의자들이 취재에 노출되는 것이 더 심각한 문제다"고 주장했다. 양 비서관은 특히 "정부 입장에서는 과거 출입처 제도 즉 기자실 관행이 있는 것이 훨씬 더 편하다"며 "오히려 (정부로서는)힘든 과정이다. 견제를 받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무원 취재 응대에 대해서도 양 비서관은 "기자들이 만나는 것을 걱정하는데 걱정 안해도 된다. 공직사회가 많이 변했다"고 언급한 뒤 "(일단)정보공개청구제도를 강화할려 한다.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그런 부분 보완한다면 많은 언론사들의 정보접근권이 강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열린우리당 정청래 의원은 "조.중.동 일부 언론이 정보를 독점했던 것이 (참여정부 들어)군소.신생 언론에 의해 많이 약해졌다"면서 "기사 송고실이 요요현상이 벌어져 권언유착이 (다시)나타나고 있다. 브리핑실을 경량화하고 합리화하자는 것이다. 기자실 통폐합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또 "사실관계를 바로 잡아야 한다. 어떻게 기자실 통폐합인가. 그러니까 언론 탄압이라는 말이 가능하다"며 "중앙청사와 과천.대전은 변동이 없다. 정보통신부와 문화관광부는 동네가 다르다. 이를 합동으로 가겠다는 것이다. 이것이 어떻게 폐쇄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대측 "선진국 사례 유리한 것만 골라...편의시설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진성호 기자와 심재철 의원은 '단순히 기자실 축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알권리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논리를 펴며 이들에 맞섰다. 진 기자는 "기자들이 물리적 공간 때문에 이러는 것이 아니다"며 "국민을 대표해 공무원을 만나는데 그렇다면 좀 더 쉽게 만나고 진실보도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진 기자는 특히 청와대의 선진화 사례를 겨냥해 "선진화 방안이라 하는데 청와대에서 말하는 사례와 언론이 말하는 사례가 다르다"며 "이 방안대로 가면 박종철군 사건이 기자협회 지회 성명에 나오는 것처럼 '탁하고 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식의 보도밖에 안된다"고 강조했다. 진 기자는 또 "모든 언론을 국민들로부터 유리시킬려 하려 해 비판하는 것"이라면서 "(정부는)일률적으로 선진국 중에서도 편리한 것 만 따와 선진화 방안이라고 이야기한다. 제대로 기자를 해본 사람이라면 국민들에게 얼마나 불편을 주는지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 기자는 아울러 경찰서 기자실의 예를 든 뒤 "발생기사와 검거기사가 있다. 경찰은 검거사실을 알리고 싶어하나 기자들이 원하는 것은 발생기사다"며 "(기자들의 취재는)일상적인 만남을 통해 생긴다. 기자실은 편의시설의 문제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어 심재철 의원은 "기술적 부분은 그렇게(정부 취지대로)출발했다고 변명할 수 있다"며 "그러나 노 대통령의 레임덕 방지와 친노세력 결집이 목적이지 않나"라고 따졌다. 심 의원은 "권력의 말기가 되면 일반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던 정보들이 흘러나오기 마련"이라면서 "그런 것을 막기 위해 즉 레임덕을 방지하기 위해 그리고 언론과 전쟁해도 손해볼 것이 없겠다 해서 조치를 마련한 것 아니냐"고 공세를 취했다. 심 의원은 또 "(정부안대로라면)브리핑을 통해 공무원이 잘못한 것을 이야기하겠나. 맹탕 브리핑이 될 수 밖에 없다"면서 "한화그룹 보복폭행 사건도 그렇고 남북장관급 회담 쌀 문제 내용도 (일반 브리핑이 아니라)기자들이 계속 추궁해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극적 표현 날카로운 신경전, 정부vs조선일보 공방도 펼쳐져
아울러 이들은 찬반 공방 와중에 자극적인 표현까지 써가며 인한 날카로운 신경전을 펼쳐졌다. 열린우리당 회의 과정에서 보도된 문건과 레임덕 방지.친노세력 결집론을 펼치며 심 의원이 공세를 펼치자 양 비서관은 "상상력이 놀랍다"고 맞받았다. 양 비서관은 또 진 기자를 향해 "유세를 부리는 신문사임에는 틀림없지만 말씀을 가려서 하면 좋겠다"며 "조선일보의 취재 시스템은 얼마나 오묘한가"라고 날을 세웠다. 이에 진 기자는 "오묘하다는 표현을 쓰면 안된다"라며 불쾌감을 드러낸 뒤 "이 방안은 정치권력.부패권력 공무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하려는 것"이라고 반격했다. 끝으로 사회자 손석희씨가 노 대통령의 토론 의사 밝힌 것과 관련해 묻자 양 비서관은 "상대방이 있는 토론이기 때문에 형식.방법.시기를 두고 어떤 것이 효율적인지 검토하고 있다"며 "멀지 않은 시간에 확정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토론은 예정된 100분의 시간에서 약 10여분을 넘겨가며 진행됐으며, 토론 마지막에는 정부와 조선일보간 불편한 관계를 주제로 격렬한 공방이 펼쳐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