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이재용 재판결과 확정시 삼성 되돌릴 수 없는 변화 시작”(종합)

삼성 개혁 핵심은 금산분리, 자체 해법 나와야 / 4월말 5월초 재벌과 만나 지배구조 개선 논의

2019-04-10     박숙현 기자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삼성도 조만간 비가역적(되돌릴 수 없는) 변화를 시작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김 위원장은 10일 YTN 라디오에 출연 "삼성이 주총 시즌에 이사회 개방성과 다양성을 높이고 순환출자 해소 계획도 발표했으나 그룹 지배구조에서 핵심이 되는 포인트에 대해서는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삼성 개혁의 핵심은 삼성생명 등 보험계열사들이 고객의 돈으로 삼성전자를 지배하는 금산분리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이는 이 부회장의 재판결과가 확정되면 삼성이 지배구조 문제 해결에 박차를 가할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지난해 이 부회장의 구속과 함께 사실상 중단된 상태였다.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를 핵심고리로 하는 연결되는 복잡한 지배구조는 삼성물산 최대주주인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경영권을 행사토록 하는 핵심으로 이 부회장의 결단이 필요한 부분이다.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삼성 스스로 합리적인 방향을 시장에 제시해야 하며 정부도 그를 유도하는 법 제도를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유도'라는 표현을 썼지만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에서 완전히 벗어나면 자발적 개혁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실제 공정위는 오는 8월까지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을 매각하라고 통보한 상태다. 매각이 완료되면 지배구조의 여러 고리 중 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삼성생명으로 이어지는 고리가 해소된다. 공정위는 또 늦으면 하반기 공정거래법 개정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향후 대기업들의 자발적 개편안이 부족할 경우 총수 일가 일감 몰아주기, 대기업의 기존·신규 순환 출자 해소 규제 등을 강화하는 보완책을 유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공정위만이 아니다. 금융당국은 '금융그룹 통합감독 제도' 시행을 예고하며 삼성생명을 압박하고 있다.한편 김 위원장은 삼성으로 인해 재벌에게 제시했던 자율적 개혁의 데드라인(3월)을 연장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그는 "데드라인을 연장할 필요는 없다. 4월말이나 5월 초에 기업 경영인을 다시 만나 그동안 진행 상황을 듣고 향후 지속가능한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정부와 재계가 함께 노력할 부분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했다.김 위원장은 그동안의 재벌개혁 성과에 대해서는 "재벌의 변화가 비가역적으로 시작됐다고 평가한다"면서도 "시작이 절반이라 (100점 만점 중) 50점은 넘지 않을까 싶지만, 아직도 갈 길은 굉장히 멀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벌개혁이 더디다'는 지적에 대해 "지난 30년 재벌개혁이 실패한 원인 중 하나가 그런 조급증이다. 결코 후퇴하지 않을 신중하고도 합리적인 전략으로 가고 있으니 좀더 지켜봐달라"고 했다.